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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별 "과거 활동·누구의 아내 말고, 노래로 입덕 시키고 싶어요"

가수 별이 11일 정규 6집 '스타트레일'을 발매한다. / 사진=콴엔터테인먼트




가수 별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그 시간 속에는 치열하게 노래하던 20대가 있었고, 엄마의 이름이 더 익숙한 30대가 가득했다. 이제 40대가 된 그는 가수 별로, 삼 남매의 엄마로, 인간 김고은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깊어졌다.

여섯 번째 정규 앨범 ‘스타트레일(Startrail)’을 발표하기까지 무려 14년이 걸렸다. 그간 싱글이나 OST 작업을 해오긴 했지만, 정규 앨범을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주년을 맞이한 지난해에 발표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해를 넘기게 됐다.

“그동안 앨범을 못지않게 많이 내봤지만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어요. 그때도 힘들긴 힘들었지만 지금과는 달랐죠. 이번에 앨범 한 장이 나오는 게 소중하고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용기도 필요했다. 다만 시간이 흘러 20년을 채운 가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싱글이나 미니 앨범 형태로는 성에 차지 않아 무리를 해서라도 팬들에게 정규 앨범을 안겨주고 싶었다. 그래야만 팬들에게도, 대중에게도 ‘20년간 노래한 가수’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부터 마음속으로 정규 앨범을 위해 곡을 수집하고 있었어요. 거의 1년 반 이상을 한 것 같아요. 제가 직접 곡 작업도 했고요. 계속 야금야금 모아서 곡을 진짜 많이 받았어요. 작곡가분들에게 죄송할 정도로 여기저기에 부탁을 드렸죠. 많이 받아서 많이 추렸어요.”



그렇게 완성된 ‘스타트레일’은 ‘별의 궤적’이 됐다. 별이 그려온 지난 20년의 궤적과 앞으로 그려갈 궤적이 모두 담겼다. 그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별 발라드 ‘오후’가 메인 타이틀이 되고, 그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루브한 R&B 발라드곡 ‘유 아(You’re)’가 서브 타이틀이 된 것만 해도 그렇다.

“타이틀곡 선정 과정이 나름대로 치열했어요. 처음부터 타이틀을 정해놓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곡이 다 세팅되고 끝까지 100점짜리가 안 나와서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 곡을 계속 받거든요. 이번에는 다 곡이 완성된 상태에서 의견이 너무 갈렸어요. ‘오후’는 회사 내부에서는 갈렸지만 다양한 모니터링을 해보니 오랫동안 별을 기다려준 분들에게 가장 반가움을 안겨드릴 수 있는 곡이라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설득력이 있었죠.”

“목 놓아서 ‘유 아’가 너무 좋다고 하는 강력한 마니아층도 있었어요. MZ세대가 좋아해 줘서 ‘(그 세대 스타일로) 갈아탈까. 방향을 틀어볼까’라는 갈등도 있었죠. 하지만 그래도 별을 기다려준 분들은 ‘오후’의 감성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했던 거죠. 그들을 배반할 수 없기에 메인 타이틀로 한 거예요.”(웃음)



환경이 변하고 시선이 달라지면서 이별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아티스트 별과 인간 김고은은 별개이지만 듣는 이들이 낯설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노래는 별개로 생각해달라’는 건 바람이었다.

“객관적으로 곡을 쓸 때 제한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작사 작곡한 곡들은 자전적인 이야기예요. 제 안의 생각들이요. 이별에 대한 감성은 다른 분들이 써준 거예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는 할 수 없었고 어림잡아 생각했던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게 됐죠. 예전에는 사랑과 이별, 아프고, 그립고 그런 게 다였거든요. 지금은 같은 이별 이야기를 해도 더 깊은 표현을 할 수 있어요.”

발라드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다. 평소에는 발라드를 즐겨듣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리듬감 있고 그루브한 힙합을 좋아한다. 하고 싶은 음악이 다양하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서 고민되는 지점이다.

“농담 삼아 A&R(음악제작)팀에게 ‘이름을 바꿔서 부캐릭터로 음원만 내는 거 어떤가. 재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어려운 점이 있다면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제 목소리와 감성을 다른 식으로 표현했을 때 낯설게 여기고 반감을 사기도 하는 거죠. 이번 트랙에서 ‘별이 이런 노래를 하네?’ 이런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들어 보면 ‘괜찮네?’라고 하게 될 거예요. 별로면 말해주세요. 반성하고 발라드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주변 반응도 좋다. 노래를 미리 들어본 지인들은 타이틀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모든 곡에 호응했다. 단순히 트랙을 채우기 위한 곡들이 아니라, 영혼을 다 끌어 담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곡들이다.

“예전에는 정규 앨범을 만들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소위 정규를 만들면, 싫은 표현이지만 타이틀 이외에는 ‘깔리는 곡’이라는 표현을 하거든요. 모든 곡이 깔리는 곡으로 쓰이는 건 없잖아요. 한곡 한곡 소중하고 의미가 있으니까요. 제 노래라서 말하는 게 아니라 제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놓고 운동할 때 걸어갈 때 계속 듣고 싶은 10곡으로 채웠어요.”

아쉽지만 음악 방송 활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고민했었지만, 라이브 클립 같은 콘텐츠에서 얼굴을 비출 예정이다. 대신 다음 앨범까지의 공백을 줄일 생각이다. 곡 수집을 많이 해놓은 덕분이다.

“엔트리 10곡에 들어가지 않은 좋은 곡들이 있어요. 전체적인 색깔을 맞추기 위해 다음 텀에 남겨놓은 곡들이요. 그 곡들도 상당히 좋거든요. 미리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앨범 작업을 해보니까 조금 더 열심히 하면 된다는 노하우가 생겨서 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정 가득한 20년의 궤적을 채운 앨범인 만큼 많은 이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예전의 별을 알던 사람들도, 현재의 그를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모두에게 자신 있게 들려줄 수 있는 앨범이라는 건 확신한다.

“이번 앨범을 듣고 ‘이게 6집이야? 이 사람이 2002년에 데뷔했어?’라고 하면서 저의 예전 노래를 찾아듣게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를 신인 가수로 만난 것처럼 느껴도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저를 아예 몰라서 객관적으로 이 앨범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있어요. 예전 활동이나 누구 아내, 이런 것 없이 이 노래만 듣고 생각해도 정말 좋다고요. 우리가 소위 입덕할 때 예전 작품을 찾아보고 그러잖아요. 이 앨범으로 입덕 시키고 싶어요. 그런데 나이를 보고 깜짝 놀라겠죠?”(웃음)

“저를 원래 알던 사람들은 ‘더 좋아졌구나’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경거망동하면 안 되는데 제가 진짜 좀 자신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거든요. 앨범 퀄리티에 자신 있어요. 빨리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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