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메디톡스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보툴리눔톡신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던 합작법인을 둘러싸고 현지 파트너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메디톡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9% 떨어진 12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메디톡스는 이날 개장 직후 블루미지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자회사 젠틱스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손해 배상 청구를 제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청구 금액은 약 1190억 원이다.
공시에 따르면 젠틱스는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메디톡스와 블루미지가 설립한 현지 합작법인 ‘메디블룸(Medybloom Limited)’의 계약 조항이 위반됐으며, 계약 해지권이 자사(젠틱스)에 있음을 확인해 달라는 청구를 제기했다. 지난해 7월 양 사의 불화설이 처음 불거진 후 반년이 지나도록 입장차가 조율되지 않자 계약 해지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가져가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미지는 '메디톡신' 등 자체 개발한 복수의 보툴리눔톡신과 히알루론산 필러 제품을 보유한 메디톡스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해 온 파트너사다. 2015년 블루미지와 합작법인 형태로 메디블룸을 설립하면서 중국 내 보툴리눔톡신 및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지난해 7월 블루미지가 돌연 협력 관계 해지 의사를 밝혔다. 2018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보툴리눔톡신 제품 '메디톡신'이 4년 넘게 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던 가운데 합작법인 유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블루미지는 메디톡스와의 협력관계 해지를 요구한 사유로 '메디톡스가 판매용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메디톡스는 계약 종료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양사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공식화한 점을 문제로 삼았다. 또한 블루미지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중국 현지 허가 절차를, 메디톡스는 허가 후 제품 공급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루미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중국에서 '메디톡신'의 허가가 지연되는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사항이 없다.
합작법인 역시 그대로 유지 중이며, 양 사의 지분율은 각각 50:50으로, 최초 법인 설립 시점과 변함없이 동일하다.
메디톡스는 지난 17일 두바이에 생산시설을 건립한다고 밝힌 뒤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이날 공시가 나오자 주가가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 기대감이 꺾인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톡스는 내부적으로 메디블룸 관련 계약 위반 사항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제기된 소송에 대해 법률대리인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 진출이 지연되더라도 미국 등 다른 해외 국가에 우선 진출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합작법인은 아직 유효하며 블루미지와 계약해지를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며 "중국 진출 관련 최적의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MT10109L'의 미국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메디톡스와의 일문일답.
- 메디블룸 계약 관련 현재 어떤 단계인가?
"지난해 7월 블루미지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했고, 계약상황에는 변함이 없다. 양사 입장을 조율 중인 단계에서 계약 파기 권리를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회사에서는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만큼 법률대리인을 통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
- 중국 진출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블루미지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밝히기 어려운 단계다. 다만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 "
- 중국 이외 또다른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어떤지?
"단기적으로는 차세대 보툴리눔톡신 'MT10109L'의 미국 진출에 집중할 생각이다. 3상 임상이 마무리 단계여서 올해 상반기 미국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신청(BLA)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두바이 국영 기업 테콤 그룹이 소유한 두바이사이언스파크와 보툴리눔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FDA 허가신청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향후 중동,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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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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