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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은 거들뿐"…슬램덩크 팝업스토어 1000여명 '오픈런'

더현대서울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

폭설에도 전날부터 300명 가까이 대기

첫 입장 그룹부터 빠르게 물량 소진

극장판 개봉과 동시 굿즈 구매 열풍

26일 오전 10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 출입구 앞이 오픈 전부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백주원기자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제 돈 가져가시라니까요” “100만 원은 기본이죠” “서태풍하고 정대만 굿즈 사러 왔어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2층의 지하철 역(여의도역) 연결 통로 입구에는 새벽 6시가 채 되기도 전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백화점 출입구 셔터가 올라가지도 않은 시간임에도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고, 얼마 안 가 대기 인원은 지하철 역 방향으로 줄 지은 몇 개의 무빙워크까지 꼬리를 물었다. 폭설과 추위, 새벽잠을 이겨내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목표는 단 하나. 이날 더현대서울에 문을 여는 인기 만화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서 한정판 굿즈를 손에 넣는 것이다. 19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끈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최근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제작돼 개봉한 가운데 ‘그 시절’ 만화에 열광했던 3040 세대는 물론 새롭게 작품을 접한 1020 소비자가 열광하며 관련 콘텐츠에 지갑을 열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여의도역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 무빙워크 옆에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 지어 있다./백주원기자


영화 수입사가 마련한 이번 팝업스토어는 일찌감치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며 ‘오픈런’을 예고했다.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최강 추위’에도 불구하고 팝업스토어 오픈 전날인 25일 오후 1시께부터 대기 줄이 생겨났다. 주최 측은 한파에 폭설까지 예고되자 26일 새벽 3시께 긴급 공지를 통해 ‘현재 현장 인원 286명에 한해 임시 대기표를 발부하고 내부 대기는 첫차 시간에 맞춰 개방한다’고 했다. 임시 번호표를 되파는 정황까지 포착돼 주최사가 경고할만큼 관심이 과열되기도 했다. 어림잡아도 1000여 명은 족히 모였고, 주최 측에서는 이날 준비한 물량이 모두 품절될 것으로 예상해 대기번호를 560번까지만 부여했다.

드디어 백화점 오픈 시간이 임박한 오전 10시경. 기본 12시간은 넘게 기다린 사람들이 백화점 출입구 셔터 문 앞에서 발을 동동거렸고, 대기번호 1~30번을 부여받은 ‘위너’들이 빠르게 팝업스토어로 달려갈 채비를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셔터 문이 열린 10시 30분. 영광의 입장 첫 그룹에 들어간 사람들이 순식간에 매장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각자 마음 속에 담아두던 굿즈들을 양손 가득 챙기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정 수량만 판매되는 탓에 원하는 굿즈를 손에 얻기 위한 이들의 경쟁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6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 첫 번째 그룹으로 입장한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백주원기자




26일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서 한 구매자의 결제 포스기 금액이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백주원기자


전리품을 챙겨가듯 따로 챙겨온 보조 가방에는 굿즈들이 가득 찼고, 100만 원 쯤은 우스웠다. 결제 포스기에서 찍히는 총액은 순식간에 60만 원, 80만 원,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이날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굿즈는 일본에서 수입한 한정판 피규어와 유니폼을 비롯해 200여 종. 구매 수량은 유니폼의 경우 사이즈가 다양해 캐릭터별로 1인당 1회 5개였고, 나머지 굿즈들도 대부분 캐릭터당 한 개씩 제한됐다. 특히 유니폼은 구매 수량 제한에도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고, 가득 쌓여 있던 상품들이 순식간에 바닥을 보였다. 먼저 입장한 사람들이 대량으로 구매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뒷 번호 사람들은 팝업 스토어 밖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처음에 들어간 사람들이 다 가져가면 어떻게 하냐. 우리는 절대 못 사겠다. 이미 구매 포기 각이다.”

팝업스토어를 찾은 연령대는 다양했다. 특히 방학기간을 맞아 학생들도 많이 찾았다. 대기 번호 18번으로 팝업 스토어에 첫 번째 그룹으로 ‘입성’할 수 있었던 오현아(19)씨는 전날 점심 때부터 줄을 섰다. 장시간의 대기를 예견했던 그의 어깨에는 대기 시간에 쉴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었다. 오 씨는 “원래부터 스포츠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했는데 최근 슬램덩크 극장판이 개봉하면서 더 좋아하게 됐다”며 “간밤에 대기번호 18번을 받고 잠시 고척동 집에 들려서 1시간 자고 새벽 4시 50분쯤 다시 와서 줄을 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온 힘을 쏟은 덕에 오 씨는 원하는 굿즈를 양손 가득 살 수 있었고 만족스러운 웃음과 함께 매장을 나섰다.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서태웅이고, 오늘 유니폼만 3개를 샀어요” 오 씨가 이날 구매한 총액은 100만 원에 육박했다.

26일 오전 10시30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하는 캐릭터별 유니폼이 오픈 직후부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백주원기자


26일 오전 10시30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문을 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하는 캐릭터별 유니폼이 오픈 직후부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백주원기자


반면 첫차까지 타고 서둘러 팝업 스토어를 찾았지만 대기 번호가 늦어 구매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가득했다. 이날 오전 6시 20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는 20대 여성 A씨는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슬램덩크를 접하게 됐다”며 “아대 정도 사려고 했는데 대기번호가 400번대라 아마 못 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에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몰린 데에는 최근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관객 수 159만여 명을 돌파하면서 화제를 몰고 온 덕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슬램덩크 팬이었던 3040 세대에 더해 영화로 입문한 1020 세대까지 합류하며 슬램덩크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다. 슬램덩크의 인기에 힘입어 농구 용품 매출도 늘었다. 11번가에서는 이달 4일부터 24일까지 농구복(148%), 농구가방(14%) 등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G마켓에서는 농구화 매출이 324%, 농구복이 35%, 농구가방이 16% 증가했다.

한편 더현대서울에서의 팝업은 2월 7일까지 열리며 이후 더현대대구에서 2월 10일~2월 22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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