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장기근속으로 쌓은 퇴직연금, IRP계좌로 활용하려면?[도와줘요 자산관리]

■최재현 NH농협은행 AII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 한 중견기업에서 28년간 근무하고 부장으로 퇴직한 김서울(57) 씨는 얼마 전 작년에 퇴직한 선배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한 선배는 “요즘 금리가 높으니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해지해 예금에 넣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배는 “퇴직금을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다가 3억 원의 퇴직금 중 약 5000만 원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 동안 퇴직금만 받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김 씨는 퇴직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발표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중 퇴직연금 수급을 개시한 계좌 중 연금 형태 수령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일시금 수령 비중이 높지만 일시금 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615만 원에 그쳤다. 반면 연금 수령 계좌의 평균 수령액은 1억 8858만 원이었다. 장기근속으로 퇴직금이 많이 적립돼 있다면 실제로는 연금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2021년 퇴직연금 현황. 자료: 금융감독원


◇꼭 연금으로 받는 것이 유리할까?

김 씨의 선배처럼 일시금으로 수령해 다른 금융상품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IRP에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IRP 상품 안에는 시중은행, 저축은행 정기예금뿐 아니라 각종 투자상품 등으로도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또, 김 씨와 같이 퇴직금이 높다고 한다면 1000만 원대 이상의 퇴직소득세가 발생한다. 김 씨가 IRP를 운용할 경우 30%의 퇴직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501만 원을 아낄 수 있다. IRP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우 해지가 낫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수 있다.

IRP를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 10년까지 30%, 11년차 이후부터는 40%의 퇴직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세제 측면만 고려했을 땐 연금으로 받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퇴직 이후 IRP 금액을 수령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상황에 맞춰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먼저 대출을 파악해 고금리 대출은 정리하는 것이 좋다. 고정적인 수입이 한정적인 만큼 원리금 상환이 생활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목돈 활용에 대한 계획도 필요하다. 퇴직 시기에는 자녀의 대학교 학자금 지출, 자녀 결혼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를 미리 계획한다면 매년 절세할 수 있는 한도만큼 돈을 인출해 목돈을 마련해둘 수 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국민연금 수령 시까지의 공백기와 그 이후를 고려해 매월 필요한 생활비 등에 대한 연금 수령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금을 운용 시 어떤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퇴직금은 ‘안정적 운용’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은퇴 이후 자산은 손실이 났을 때 소득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어려운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투자 붐’이 일면서 주식 비중을 높이는 사례가 늘었으나 주가 조정으로 인해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면, 예금 비중을 70%로 두고 타깃데이트펀드(TDF)·타깃인컴펀드(TIF) 등과 같은 자산배분형 상품에 30%를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있다. 퇴직금은 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본인의 투자 성향보다 조금 더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IRP를 운용하는 데 있어서는 TDF와 TIF 상품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TDF는 나이별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나가는 상품이다. 경제 활동기에는 공격적으로 주식형 상품 비중을 높게 구성하고 퇴직 시기에는 안정적 운용이 필요한 만큼 채권 비중을 점차 높인다.

TDF 상품에는 2025, 2040 등 숫자가 뒤에 붙어 있는데, 이는 ‘예상 퇴직 연도’라고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어 ‘TDF2040’은 예상 퇴직 시기가 2040년인 상품으로, 현재는 주식 비중이 높은 공격적 운용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 TIF는 목표 수익을 정하고 이에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경기에 맞게 구성하는 상품이다.

현재와 같은 고금리 시장에서는 3년, 5년 등 만기가 긴 예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리가 현재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장기 금리부터 하락하고 있단 점을 봤을 때 1년 뒤 금리는 지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 연금으로 수령하는 부분은 특별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높은 금리로 중도 인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현재 높은 금리를 길게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높은 노인 빈곤율이 수면으로 오르고 국민연금 수령 시기도 점차 늦춰지면서 다양한 곳에서 연금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퇴직연금 시장도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제도 측면에서 올해부터는 적립식 IRP의 세제 혜택도 늘어나고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도 본격 시작되고 있다. 퇴직자들의 연금 활용도도 증가 추세다.

이처럼 퇴직연금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기존에 퇴직한 주위 사람들의 연금 활용에 대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지금은 먼저 퇴직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고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준비해보도록 하자. 재무적인 목표를 세울 때 연금을 활용한 현금 흐름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려운 경우엔 가까운 은행이나 전문가와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AII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