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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레세페르’의 변천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렛잇비(Let it be)’는 폴 매카트니가 만든 노래다. 그의 어머니가 생전에 “내버려두라”고 한 당부를 가사로 썼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사한 뜻의 프랑스어 ‘레세페르(laissez-faire)’를 지난주 법무부 업무 보고에서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의 자유란 경제적 강자들이 마음껏 돈을 버는 레세페르(자유방임주의) 형태였으나 현대의 자유는 국가의 관여가 필요한 적극적인 자유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성범죄 등 위험한 환경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자유, 자아 실현의 자유 등을 누리려면 적정 수준의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자유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18세기 중엽 프랑스 중농주의 경제학자 프랑수아 케네는 당시 중상주의를 앞세운 절대왕정이 전쟁을 일삼으며 농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자 국왕을 위해 금과 은을 쌓는 것은 국부(國富)와 관계가 없다면서 “레세페르”를 외쳤다. 정부는 경제에서 손을 떼고 자유방임주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어 영국의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작동하게 돼 있으므로 국가는 국방·치안만 담당하고 경제에서 레세페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을 정립했다. 이후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시카고학파부터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좌파 자유지상주의까지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했다.



정치학에서는 ‘법의 정신’에서 삼권분립을 주장한 샤를 드 몽테스키외,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자유의 훼손과 불평등의 원인을 탐구한 장 자크 루소 등이 레세페르의 자유와 맞닿아 있다. 취임사에서 35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33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21번 ‘자유’를 외쳤던 윤 대통령은 법무부 업무 보고에서도 “헌법의 키워드를 하나 꼽자면 그것은 자유”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집권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자유’가 위축됐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자유를 말하려면 정당 민주주의 훼손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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