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결혼의 중간 지점인 동거를 다루는 '결혼 말고 동거'가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동거에 대한 인식이 변한 만큼, 한 번쯤 던져볼 만한 화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실제 커플들의 용기 있는 선택과 생생한 삶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6일 오전 채널A 예능프로그램 '결혼 말고 동거'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김진 CP, 소수정 PD, 방송인 한혜진, 이용진, 배우 이수혁, 댄서 아이키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 말고 동거'는 연애보다는 진하고 결혼보다는 짜릿한, 지금 이 순간 뜨겁게 사랑하며 살아가는 실제 커플들의 동거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CP는 "'결혼 말고 동거'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커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혼 대신, 혹은 결혼 전에 각자의 이유로 동거라는 용감한 사랑의 형태를 선택한 솔직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늘 궁금하지 않냐. 그중 새롭게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게 뭔가 고민했다"며 "전작 '애로부부'가 파장을 가져왔는데, '이거 이상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되더라. 그때 소수정 PD를 만나게 됐고, 요즘 친구들의 사랑 중에 동거라는 소재가 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너무 가볍거나 소모품처럼 되지 않게, 지금 이 시대로 표현해 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덧붙였다.
소 PD는 "이제는 동거가 이상하거나 낯선 게 아니다. 많이 하고 있는데, 이걸 방송으로 다루는 데 의의가 있었다"며 "친구 결혼식에 갔다 왔는데, 친구가 동거를 하고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 이제 프로그램으로 다뤄볼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거는 아직 사회적으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형태다. 동거를 방송에서 다루는 게 처음일 정도. 소 PD는 "자료조사를 했는데, 최근 통계에서 국민의 60%가 동거에 찬성한다고 하더라. 생각보다 시대적으로 동거에 열려 있었다"며 "그러나 반대로 40%는 반대한다는 의미다. 충분히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주제"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연애에서 결혼으로 가는 게 통상적이었다면, 점점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면 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적인 점과 개인의 가치관을 꼽을 수 있다"며 "'내 이름은 김삼순' 속 김삼순이 30세에 노처녀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30세를 노처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시대가 변하고 있고, 동거에 대해서도 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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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커플을 섭외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김 CP는 "정말 힘든 결정을 해줬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리 결혼 전에 동거해요'라고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한 건, 그만큼 사랑에 당당하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섭외 기준에 대해서는 "동거를 밝히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의지가 중요했다. 또 왜 결혼이 아닌 동거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사유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결혼 말고 동거' 만의 차별점은 묘한 감정이라고. 김 CP는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음지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밝힌다. 보는 분들도 '저 커플들이 신혼부부가 아닌가?'라는 헷갈림이 있을 것"이라며 "결혼한 사람들은 '나도 저랬을 때가 있었는데'라는 부러움도 있을 것"이라고 꼽았다.
출연자들의 삶에 공감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MC 섭외도 중요했다. 김 CP는 "이렇게 순조롭게 MC 조합을 할 수 있었나 싶다. 한혜진은 다양한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내공을 다졌다"며 "이용진은 '애로부부'부터 함께했는데, 늘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가장 솔직하게 젊은 남성의 이야기를 해준다"며 "아이키는 동거를 하기 전에 빨리 결혼을 선택한 사람으로서, 동거라는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었다. 이수혁은 진지한 면모가 좋았다"고 했다.
MC들은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가 동거라는 소재 자체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진은 "동거 커플이 방송에 나온 적이 있나 싶다. 이 삶의 형태를 보여주고 싶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동거라는 주제가 심각하지 않냐. 그런데 출연자들은 용감하다"며 "이들을 더 파헤쳐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수혁은 "예능 출연의 기회가 많지 않은데, 제작진들을 향한 믿음이 있었다. 제목이 자극적일 수 있는데, 가볍게 다루지 않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결혼 말고 동거'는 지난달 20일에 첫 방송됐다. 첫 방송을 본 이용진은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단지 내 걱정일 뿐이더라. 보는 관점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회차를 거듭 할수록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활비, 데이트 통장 등 커플들의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부에 중점을 부도 보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아이키는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동거를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공감이 된다더라"고 뿌듯함을 표했다.
'결혼 말고 동거'는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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