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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하루 앞두고 쓰러진 아내, 3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임영선씨, 단국대천안병원에서 뇌사장기 기증

충남 당진에서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던 임영선(왼쪽)씨는 최근 뇌사 판정을 받고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충남 당진에서 댄스스포츠 학원을 운영하던 임영선(48)씨. 지난해 22일 저녁 갑작스러운 두통 증상이 찾아왔다. 단순히 ‘머리가 무겁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여긴 채 잠들었던 임씨는 다음날 아침 깨어나지 못했다. 남편이 즉각 임씨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뇌사상태에 빠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이자 임씨의 생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 1일 단국대천안병원에서 임씨가 뇌사 장기 기증으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7일 밝혔다.

충청남도 예산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임씨는 차분하고 조용하면서도 남들을 잘 챙기는 자상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남들에게 베푸는 걸 좋아해 뭐든 넉넉하게 사서 주변 사람들과 나눴다. 평소 댄스스포츠를 하며 건강을 유지한 임씨였기에 지인들은 그가 다시 일어날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태는 안 좋아졌다. 임씨가 뇌사에 빠진 시각, 그의 제자들은 스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 준비에 한창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족은 생전에 누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한 임씨의 바람을 지켜주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남편 이병준씨는 “삶의 끝에서 타인을 돕는 일이기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내도 흙으로 돌아갈 몸인데 필요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도와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아내 임씨를 향해서는 “교육 영상 속에서는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웃고 있는데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힘들다”며 “마지막 한 번 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주신 임영선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하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준 그 숭고한 결정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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