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새울원전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의 준공 예정 시기가 애초 계획 대비 3년 이상 미뤄져 공사비가 1조 2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변경’ 고시를 통해 신고리 5·6호기의 명칭을 새울 3·4호기로 변경하고 공사 비용은 기존 8조 6254억 원에서 9조 8004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새울 3·4호기 건설 사업에 투입되는 자금이 기존 계획 대비 무려 1조 1750억 원 늘어난 것이다. 관련 고시에 따르면 새울 3호기의 준공 시기는 내년 3월에서 10월로, 새울 4호기의 준공 시기는 2025년 3월에서 10월로 각각 늦춰졌다.
새울 3·4호기 건설 비용 급증은 건설 기간이 착공 당시 계획 대비 3년이나 길어진 것과 관련이 깊다. 새울 3·4호기 준공 시점은 2016년 7월 착공 이후 이번 실시계획 변경을 포함해 총 네 차례 연기됐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2017년에는 석 달간의 공론화 절차를 거치기 위해 공정이 28%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당시 새울 3호기의 준공 시기는 2021년 10월에서 2022년 3월로, 새울 4호기는 2022년 10월에서 2023년 3월로 각각 5개월씩 미뤄진 바 있다.
2018년에는 주52시간제 도입으로 다시 한번 사업 기간이 연장됐다. 이에 따라 새울 3호기 준공 시기는 2023년 3월로, 새울 4호기는 2024년 6월로 또다시 늦춰졌다. 2021년 3월에는 경주 지진 발생 이후 내진 설계 강화를 위해 공사 기간을 또 한번 늘리면서 새울 3호기의 준공 일정은 2024년 3월로, 새울 4호기는 2025년 3월로 세 번째 미뤄졌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2014년 총 공사 비용을 산정한 후 7년여 만인 2021년 9월 연장된 사업 기간을 반영한 공사비를 재추정했다”며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승한 물가 및 인건비 등을 감안해 필요한 자금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는 데다 공사 지연에 따른 협력사 보상 비용 및 건설 이자 등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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