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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지는 ESG펀드…올 벌써 1조 유입

행동주의펀드 활동에 관심↑

ESG·SRI 펀드 설정액 규모

6.4조서 7.4조로 확 불어나

투자방법 등 따라 성과 영향

"종목선정 방식 체크를" 지적도





올 들어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사회책임투자(SRI) 펀드로 1조 원 가까운 뭉칫돈이 유입됐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주주 환원 강화 등을 주장하며 일어난 행동주의 펀드들이 일부 효과를 이끌어내고 시장의 관심을 받자 ESG 평가 요인을 잣대로 투자하는 상품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ESG 펀드는 투자 대상과 방법에 따라 성과·안정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ESG·SRI 펀드 설정액 규모는 7조 4086억 원으로 지난해 말(12월 28일 기준 6조 4696억 원) 대비 9390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SRI펀드는 3조 7758억 원으로 5211억 원, ESG펀드는 4179억 원 증가했다. 해당 펀드로의 자금 유입세는 최근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SG·SRI 펀드는 최근 1개월간 6575억 원 규모를 추가로 흡수했다.

개별 ESG·SRI 펀드들 역시 자금 유입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모습이다. 국내 투자 펀드 중 최근 1개월간 자금 유입이 가장 컸던 펀드 5개 중 3개가 ESG 및 SRI 펀드였다. ‘마이다스프레스티지책임투자채권’이 약 705억 원을 흡수하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44억 원이 몰린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1’이 3위에, 258억 원이 유입된 ‘하이ALL바른ESG채권’이 5위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ESG 평가 요인을 투자 결정 지표로 삼고 있다.



올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각 기업을 대상으로 연일 공세에 나서자 사회적 가치에 투자하는 ESG 펀드 등에 대한 관심이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ESG 및 SRI 펀드는 기업의 지배구조의 투명성, 친환경, 윤리 경영 등 비재무적 요인을 주로 평가해 투자한다. 그간 국내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이 유효한 결과를 끌어내는 일은 없다시피했다. 그러나 얼라인파트너스가 수십 년간 공고히 이어져 온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 체제의 쇄신을 이끌며 행동주의 움직임이 주목받았다. 올 초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 환원 강화 요구를 받은 금융지주들이 차례로 주주강화책을 내놓은 점도 유의미하게 평가된다.

정부에서 ESG 공시 강화 등 책임 투자에 제도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점 역시 관련 상품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나아가 2030년까지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ESG·SRI 투자 시에는 투자 방법과 투자처가 명확한 상품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SG 펀드라도 주요 투자 국가, 섹터, 편입자산군 등에 따라 크게 투자 성과, 안정성 등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수석매니저는 “가령 ESG 스코어링을 통해 종목을 선정하는지, 여러 요인 중 특정 요인에 특화해 종목을 선정하는지 등 선정 방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실제 ESG 투자와 관련이 없지만 그렇게 보이게 하는 그린워싱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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