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준거금리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은행권의 주요 대출자금 조달 수단인 예적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코픽스가 공시되기 시작한 2019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픽스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됐던 변동형과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역전 현상’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지난해 12월(4.29%)보다 0.47%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코픽스가 전달 4.34%에서 4.29%로 하락한 후 2개월 연속 내림세다. 특히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9년 7월(2019년 6월 기준)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종전에는 2020년 3월과 6월 기준 코픽스가 각각 전월 대비 0.17%포인트 내린 것이 가장 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가 반영된다.
시중은행들은 하락한 코픽스를 다음 날부터 변동형 주담대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화됐던 변동형 주담대 상품과 고정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 역전 현상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는 고정형 상품의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다.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감내하기 때문에 같은 시기 변동형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단기채 위주로 금리가 폭등했고 이에 따라 예적금 금리 상승 등이 원인이 돼 고정형보다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금리 상승기 차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정금리 주담대를 확대할 것을 주문하면서 은행들도 의도적으로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를 낮춰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3일 기준 KB국민은행 주담대 상품의 경우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1.68%포인트 낮았지만 이달 14일에는 금리 격차가 0.66%포인트까지 줄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12월에는 고정형과 변동형 주담대 상단 금리 차가 1.61%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최근에는 차이가 0.29%포인트로 축소됐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인하된 코픽스를 그대로 적용하면 고정형 상품 금리가 변동형 상품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커졌다.
문제는 이제 대출을 받으려는 예비 차주들이다. 고정형 상품과 변동형 상품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금리 역전 현상이 정상화되고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게 된다면 고정형 상품이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형 상품 금리가 높아지고 소비자들도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 변동형 상품을 오히려 선호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당국이 여전히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은행들도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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