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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랑의 이해' 유연석, 이해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사랑의 이해' 유연석 / 사진=킹콩 by 스타쉽 제공




데뷔 20주년에 만난 '사랑의 이해'는 배우 유연석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평생 고민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랑, 그 속에 빠진 한 남자의 시선을 통해 유연석은 짙어졌다.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연출 조영민)은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유연석이 연기한 하상수는 강남 8학군 출신으로, 명문대를 거쳐 KCU은행 영포점 종합상담팀에서 일하고 있다. 반듯하지만 차갑거나 건조하지 않고, 툭툭 내뱉는 말은 유머러스하고 따뜻하다. 자신의 몫의 일은 잘 해내지만, 안수영(문가영)을 향한 사랑에 빠진 그는 다르다. 주춤대고 어눌해지고 후회한다. 그는 혼란에 휩싸여 마음을 접지만,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유연석은 그냥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사랑의 이해'를 선택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등 판타지적인 장치가 들어간 로맨스도 많지만, 다른 요소 없이 그저 사랑에 대해 논하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우리 옆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랑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랑의 이해'를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별다른 상황은 없는데 몰입하고 공감이 되니까요. 때로는 답답할 수 있는데, 답답하니 생각이 많아지고, 이해가 안 되고, 속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랑의 이해'는 그런 걸 느끼면서 보는 드라마예요. 타인이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알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보는 거죠. 어긋난 사랑을 보면 답답하잖아요. 영화 '멍뭉이'로 인터뷰 자리가 있는데, '사랑의 이해'는 물어볼 게 많은 작품인 것 같아서 인터뷰를 진행한 거예요."(웃음)

하상수는 입사 초반 자신의 사수였던 안수영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상태다. 커지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안수영에게 데이트를 신청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안수영도 "애매한 관계는 싫다"며 하상수에게 호감을 드러냈으니 이들이 연애를 시작하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데이트에 하상수가 나타나지 않고, 안수영은 차가운 태도로 변한다. 그러나 하상수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심지어 안수영을 잊기 위해 박미경(금새록)과 연애를 시작한 후에도 안수영을 향한 사랑을 접지 못한다.

'사랑의 이해' 스틸 / 사진=JTBC


"재밌는 게, 보통 멜로드라마에서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좋아하게 된 이유가 나오잖아요. '사랑의 이해'는 그냥 '좋아한다'에서 시작해요. 그전에 무슨 이유였는지 엄청 자세하게 서술하지 않죠. 그냥 하상수의 설정 자체가 안수영을 좋아하는 거니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 처음에는 외적인 모습에 끌리다가 수습인 자신을 챙겨주는 세심함, 손님을 대하는 태도 등이 마음에 들었을 거예요. 안수영과의 저녁 자리가 어긋난 이후 다른 감정의 마음을 키워나갔을 거고요."

"하상수의 대사 중에 '안수영은 계속 생각하게 되고 마음 쓰이는 사람'이라고 나와요. 실제로 제가 그런 상황에 놓여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하상수가 안수영을 좋아한 건 연민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어긋난 이후 크게 돌아가게 되면서 더 마음 쓰이는 사람이 된 거죠. 감당이 안 될 것 같은데도 마음이 가고, 선택을 하면 안 되는 걸 알지만 가게 만드는 게 안수영이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박미경과 연애를 하고 있으면서도 안수영을 놓지 못하는 하상수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유연석은 하상수의 감정선을 따라갔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상수를 연기하면서 그의 상태를 존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랑은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정의할 수 없는 거죠. 머리가 하자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요. 사내연애도 마찬가지예요. 계속 같이 있다 보니까 그 안에서 정이 생길 수 있잖아요.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만, 마음이 따라가지 않으니 힘들어요."

하상수는 강남 8학군, 명문대를 거친 엘리트다. 겉으로는 반듯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약간의 자격지심을 지니고 있다. 피부 관리샵을 운영하는 어머니 밑에서 여유롭게 자랐지만, 엄청난 집안을 자랑하는 친구들 앞에서 작아진다.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것이다. 유연석도 강남 8학군 출신으로 이런 하상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교수셨어요. 지방에 살아가 고등학교 때 강남 8학군에 갑자기 떨어졌죠. 벽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하상수가 어렸을 때 느꼈을 감정들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하상수는 그저 평범해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저도 직업 때문에 특별해 보일 수 있는데, 친구들과 평범한 삶을 즐기려고 해요. 이 부분도 하상수와 많이 닮아 있어요."





하상수가 직장 동아리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는 설정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요소였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학교 스포츠가 하키였고, 응원을 하던 기억이 있다. 누가 봐도 강남 8학군에서 할 법한 운동이라는 설정이 더욱 와닿았다.

"아이스하키는 전신 운동이에요. 무거운 보호복을 입고 있는데, 기본자세는 스쿼트거든요. 한 시간만 타도 땀이 줄줄 나요. 아이스하키라는 설정 때문에 박미경과 링크장에서 데이트한 신도 매력적으로 나올 수 있었죠."

링크장에서 안수영과 키스를 나눈 장면도 화제가 됐다. 서로에게 호감이 있지만, 계속 어긋나던 이들이 처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로에게 기댄 장면이기 때문. 링크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이 이들의 모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링크장 바닥이 미끄러워서 촬영하기 힘들었어요. 서로 지탱하고 붙들면서 찍어야 됐죠. 색다른 그림이라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사실 배우들이 감정적으로 키스신을 촬영하면 예쁘게 담기지 않거든요. 철저하게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각도를 생각해서 계획을 짜야 돼요. 저는 그래서 키스신을 액션신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유연석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배우로 지낸 그는 '사랑의 이해'가 20주년에 찾아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한 멜로를 선보인 만큼, '연기적으로 성숙해졌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 시점에 들을 수 있어 뿌듯했다.

"제가 10년 동안은 후회 없이, 어떻게 되던 연예계에 계속 발을 붙이고 있자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20대 때 영화 '혜화, 동'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짝사랑하는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도 어긋난 사랑을 연기했잖아요. 그때보다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표현을 알차게 하고 싶었어요."

20년 동안 달려온 유연석에게는 변함없이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장르나 캐릭터 구별 없이 작품을 선택하겠다는 방향성이다.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만났을 때 두려워하거나 도망치고 싶지 않다.

"처음 캐릭터들을 만났을 때 생기는 호기심들이 절 20년 동안 배우로 있게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일까?', '어떤 사람들과 연기하게 될가?'라는 생각을 하죠. 제 성향상 반복되는 일들을 지루하게 여기기 때문에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다행히 요즘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차기작은 연쇄살인마 역입니다. 데뷔 초에는 제가 악역을 많이 했어요. 그때 제가 날 선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최근 선역을 많이 했으니, 안 보셨던 제 얼굴을 보여드릴 수 있게 준비하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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