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에서 죽거나 다친 러시아군이 최대 20만 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가 동원령으로 예비군을 투입한 이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17일(현지 시간)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규군과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 등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가 최소 17만 5000 명에서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전사자는 4만 명에서 6만 명 사이로 집계됐다.
국방정보국은는 “전체 사상자 대비 전사자 비율이 현대전 기준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러시아군에서 전반적으로 의료 서비스 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앞서 이달 4일 미군은 러시아군 사상자 수를 18만 명으로 추산했다. 노르웨이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같은 숫자를 제시했다. 적게 잡아도 전쟁 1년 만에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가 18만 명 안팎에 달하는 얘기다.
러시아군의 인적 피해는 작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예비군 30만 명을 징집했지만 제대로 된 훈련과 장비도 없이 전선에 투입되면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은 최근 러시아군이 과거 소련 시절의 ‘붉은 군대’와 비슷한 작전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붉은 군대는 요충지를 차지하기 위해 후방의 포병·공중 지원 없이 보병을 소모적으로 투입하는 전략을 활용했다. 우크라이나군도 17일 하루에만 러시아군 800 명을 제거했고 침공 이후 제거된 러시아군 장병이 14만1260 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11일에는 하루 1140 명을 제거해 자체 일일 최고 기록인 1030 명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와그너그룹의 ‘죄수병’도 대거 전장에서 희생양이 되고 있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 수만 명을 신병으로 채용했다. 용병단 소속으로 6개월을 복무하면 남은 형기를 말소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DI는 전장에 투입된 와그너그룹 용병 절반이 사상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와그너 그룹은 죄수 출신 신병들을 사실상 소모품으로 취급한다. 신병들을 문자 그대로 ‘고기 분쇄기’에 던져 넣고 있다”며 “12월 중순 이후 와그너그룹 사상자 수가 3만 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전사자는 9000 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 수는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도 이번 전쟁으로 약 10만 명 안팎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러시아군의 피해 대비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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