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내달 1일자로 계획했던 생수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풀무원은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풀무원샘물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풀무원 측은 당초 3월 1일자로 생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철회하고 이 같은 내용을 유통사에 공지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이날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많은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가격인상 요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 쉽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쪼록 힘든 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풀무원과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결정에 정부의 계속 된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직 대외 공표는 안했지만 조만간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던 업체들도 계획을 줄줄이 보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 해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이었던 곡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스와 전기 같은 에너지 비용이 현재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농축산물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부담은 이해하지만 기업 입장도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국과 탕류 간편식을 주로 만드는 A 식품업체 공장의 경우 지난달 가스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산업용 가스요금이 40% 올랐는데 올해 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공식품의 주재료인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은 지난 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5%, 1.9% 상승했고, 상추(100g) 가격은 지난 23일 기준 1207원으로 1년 전의 902원보다 약 34% 뛰었다. 같은 기간 청양고추(100g) 가격도 1192원에서 2699원으로 126%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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