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임희정의 별명은 ‘사막 여우’다. 생김새가 비슷해서 그런 별명을 얻었지만 실제 플레이도 여우처럼 영특하게 한다. 그는 아무리 좁고 휘어진 홀에서도 웬만해선 페어웨이를 놓치는 법이 없다. 덕분에 그린 적중률도 매 시즌 상위권이다. 장타에 대한 욕구를 억누르고 섬세함을 더욱 날카롭게 한 결과 2019년 데뷔 이후 5승을 거뒀다. 상금랭킹은 한 번도 10위 밖으로 밀리지 않았다.
정교한 샷을 날리기 위해 임희정은 어떤 스윙을 구사할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임성재 등을 지도하고 있는 최현 프로의 도움으로 임희정의 드라이버 샷을 각 단계별로 분석했다.
▲어드레스=정확성의 시작은 셋업이다.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뉴트럴 그립에 양팔을 견고하게 가슴 앞에 뒀다. 물 흐르는 듯한 스윙과 리듬으로 일관된 샷을 하겠다는 뜻이다. 안정적인 스탠스를 위해 양발의 폭이 어깨보다 살짝 넓지만 좌우 체중 배분은 50대 50이다. 체중 이동을 크게 안 하려는 의도다.
▲백스윙=장타자들의 스윙을 보면 백스윙 때 왼 무릎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좌우 이동이 적은 임희정의 왼 무릎은 어드레스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움직임이 클수록 정확성이 결여된다. 왼 무릎이 따라오지 않도록 허벅지 바깥이 팽팽해지는 느낌으로 백스윙을 한다”는 게 임희정의 설명이다.
▲다운스윙=좌우 이동이 크지 않은 덕에 머리를 중앙에 놓고 견고하게 휘두를 수 있다. 그렇다고 거리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 백스윙 때 오른발 뒤꿈치로 옮겼던 체중을 왼발 앞으로 확실하게 옮겨주는 게 노하우다. 회전으로 치는 것이다. 이는 몸과 팔의 일체감을 높여줘 파워와 정확성에 도움이 된다.
▲피니시=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다. 임희정은 예쁜 피니시를 위해 끝까지 양팔과 몸이 이루는 삼각형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면 이전 단계인 백스윙, 다운스윙, 폴로스루에서도 스윙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특히 팔꿈치가 들리는 ‘치킨 윙’ 예방에 효과가 크다. 골반과 가슴은 타깃 방향으로 확실히 회전해야 몸이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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