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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어 배터리도 대규모 투자…삼성, GM과 美 합작공장 추진 [비즈플러스]

삼성SDI, GM과 8일 합작공장 MOU

스텔란티스 이어 두번째 합작투자

GM CEO "원통형까지 사용할 수도"

파우치형 고집하다 입장 선회

대량생산 적합하고 생산비용 낮춰

대규모 투자 결정에 JY 역할 주목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SDI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다. 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규모로 양사의 투자 금액은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이어 GM과도 배터리 합작 투자에 나서며 현지 3대 완성차 업체 중 2곳과 동맹을 맺게 됐다.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으로 K배터리의 위상이 북미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8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현지에서 MOU에 서명하고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생산 규모, 투자 방식, 공장 위치 등 세부 조항을 놓고 막바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30~50GWh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 규모는 양사 합쳐 3조~5조 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 합작공장 3곳을 연 145GWh 규모로 가동 또는 건설하고 있다. 앞서 네 번째 합작 공장도 LG에너지솔루션과 협상을 벌였지만 투자 부담을 느낀 LG에너지솔루션 대신 삼성SDI가 최근 새로운 파트너사로 급부상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을 2025년 가동하는 데 이어 GM과도 손을 잡으면서 북미 공급 물량을 대폭 늘리게 된다.

GM은 전기차 플랫폼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 공식화했다.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GM은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고집해왔지만 원통형 배터리 장점이 부각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통형 배터리는 제작 공정이 편리해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자동차 업계가 큰 관심을 두는 이유다. 특히 테슬라가 대형화된 원통형 배터리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GM도 자극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테슬라가 양산하려는 4680 배터리는 지름 46mm, 높이 80mm인 원통형 제품이다. 과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4680 배터리를 사용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54% 늘어나고 생산비용도 69% 절감된다고 언급했다. 과거에 원통형 배터리는 빈 공간이 생기는 둥근 모양 탓에 각형이나 파우치형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았지만 배터리 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CTC’(셀투샤시) 기술과 성능 향상 등으로 이를 극복했다.



완성차 업계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테슬라에 이어 BMW, 스텔란티스 등도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글로벌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08GWh 수준에서 2025년 241GWh, 2030년 705GWh로 확장한다고 내다봤다. 연 평균 성장률이 27%로 예상되는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 평균 성장률 전망치인 19%를 웃도는 수치다.

삼성SDI가 GM과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결단도 한몫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삼성SDI 수원사업장(SDI연구소)을 방문해 전고체 파일럿(시험 생산) 라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국내에선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추고 한 번 충전으로 900km를 달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라 불린다. 오는 2025년 시제품을 내놓고 2027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것이 삼성SDI의 구상이다.

이 회장은 BMW와의 배터리 협력에도 큰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회장 등 경영진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BMW 최신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P5’ 배터리가 탑재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 때에도 집세 회장과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에 비해 삼성SDI가 과거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이번 GM과의 합작투자 결정은 그간의 인식에 큰 전환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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