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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만 4%대지만…공공요금 불안 여전

■ 2월 소비자물가 4.8% 상승

유가·축산물에 상승률 한풀 꺾여

근원물가 상승폭도 0.2%P 완화

전기·가스료 인상 등 변수 많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4.8% 오르며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정부는 물가 흐름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공공요금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올 1월(5.2%)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올 1월까지 9개월 연속 5%를 웃돌며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최장기 고물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배경에는 유가와 축산물이 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휘발유(-7.6%)의 하락 폭이 컸다. 축산물(-2.0%)도 2019년 9월(-0.7%) 이후 3년 5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 상승률 역시 둔화됐다. 지난달 생활물가 상승률은 5.5%로 전월(6.1%)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4.8% 올라 전월(5.0%)보다 상승 폭이 0.2%포인트 완화됐다.



정부는 지난해 예측대로 올해 물가 흐름을 ‘상고하저’로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이 올 상반기 4%대, 하반기 3%대를 기록해 최종적으로 3%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 품목 가격에 대한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관건은 공공요금 인상 여파다. 지난달 상승률이 28.4%에 달했던 전기·가스·수도가 대표적이다. 28.4%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하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식품 원재료 관세 인하 등 노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업계도 원가 절감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달라”며 당부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다. 당초 정부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전기·가스요금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한전이 지난해 32조 60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냈고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9조 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 상반기 공공요금을 억제할수록 하반기 요금 인상에 대한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BOK 이슈노트’에서 “공공요금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직간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이라며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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