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하며 추후 자산 가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7일(현지 시간)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기후관련 금융리스크 자문위원회(CFRAC) 회의에서 “기후변화가 심해짐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탄소중립(Net-zero) 경제로의 이행이 지연되거나 무질서하게 이뤄질 경우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미국은 최근 잇단 토네이도와 폭풍, 대형 산불 등의 자연재해로 사회기반시설 등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연방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국에 10억 달러(약 1조 3166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자연재해 발생 규모는 연평균 18건으로 1980년대보다 다섯 배 가까이 급증했다. 앞서 1월에도 미국 정부는 지난해 자연재해로 발생한 비용이 최소 1650억 달러(약 217조 8000억 원)라고 추산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2017년, 2011년에 이어 사상 3번째 최대 피해 규모”라고 전했다.
이어서 옐런 장관은 “특히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주 등에서 최근 심각한 태풍과 산불이 이어졌다. 이는 기후변화의 가속화를 증명한다”며 “일부 보험사들은 손실 증가에 대응해 이자율을 높이거나 고위험 지역에서 아예 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 위험이 커질수록 부동산 시장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CNBC 방송은 “이같은 옐런 장관의 경고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후정보공시 규정상의 탄소 배출량 요건 감축·폐지를 고려 중인 가운데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산하의 CFRAC는 지난해 10월 발족한 뒤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기후 관련 금융 리스크가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설립된 CFRAC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금융시스템에 관한 기후 관련 리스크를 식별·평가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권고사항을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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