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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정, 산업용 펌프 기술력 탁원…에너지 절감 전문기업 부상

끊임없는 연구개발·인재양성 통해 미래경쟁력 갖춘 글로벌 리더 목표

김수연 야정 대표가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석유화학공장용 펌프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야정




울산시는 석유화학·자동차·조선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3대 주력 산업을 일궈낸 주역이다. 막대한 시설비 투자가 필요한 탓에 대기업이 울산의 주력 기업으로 꼽히지만 울산시는 오래 전부터 경쟁력 있는 향토 중소기업을 장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펼쳐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과 상생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기술력을 갖춘 모범 장수기업 발굴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용 펌프 전문기업인 야정은 울산시가 키운 향토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시는 울산에 본사나 주사업장이 있고 업력이 30년을 넘으면서 상시 고용인원이 10명 이상인 중소기업을 모범 장수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무 건전성, 지역경제 기여도, 핵심 역량 및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야정을 포함한 5개사를 모범 장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야정은 각종 산업 현장의 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증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절감을 이끌고 있다. 또 냉각수와 식수, 기타 공업용수의 물을 이송하는 펌프에도 에너지 고효율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도 야정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탄소중립과 친환경에너지가 4차 산업혁명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상황에서 야정의 잠재력과 성장성이 돋보이는 이유다. 지난해 40억 43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6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창업 후 30년 이상 생존한 장수 중소기업의 비율이 2~3% 수준에 불과하다. 창업 100년 이상으로 확대하면 일본은 3만 3000여개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7개에 불과하다. 지방 소멸을 방지하고 국가균형 발전을 이끄는 측면에서라도 야정과 같은 향토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해야 일본을 넘어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정의 주력 제품은 선박의 환경 설비와 석유화학공장의 공정 유틸리티에 적용되는 펌프다. 각종 중공업 현장에서는 사용하는 유체 종류가 다양하고 흡입 및 토출 등 운전과 설치 기준이 매우 상이하다. 특히 물 이외에는 폭발 등 위험성이 높은 유체가 대부분이다. 유체를 운반하는 펌프는 선박 운항과 공장 가동의 핵심 기자재이기에 고장이 발생하면 운항 및 가동이 불가능하다.

특히 차세대 미래 선박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주요 핵심 장치와 기자재는 선박 내부가 아닌 원격에서 제어한다. 야정은 모바일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펌프의 상황을 체크하고 이상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와 세계 각국은 환경규제법을 만들어 선박 및 육상 발전 설비의 배출 오염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대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정은 국내 빅3 대형 선사에 엔진 배기가스 처리장치인 선택적촉매환원법(SCR) 시스템용 암모니아 주입 펌프와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시스템용 해수 펌프를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차세대 선박의 환경오염 및 안전사고에 대한 규제를 만족하는 것은 물론 향후 자율운항선박에도 탑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4년 동안 축적된 첨단 펌프 기술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수연 야정 대표는 “야정은 울산을 대표하는 100년 모범 장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펼쳐왔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역량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에너지 절감을 이끄는 전문기업으로 성장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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