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30년 이상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하던 트레이더들의 투자지침서가 최근 동시에 출간됐다. 한국의 ‘레전드 트레이더’ 김준송 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의 ‘투자의 기술’과 미국의 ‘투자의 신’ 마크 미너비니의 ‘초수익 성장주 투자’가 그것이다. 시장·상품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리스크(위험) 관리를 강조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신간 ‘투자의 기술’의 저자는 우리나라 1세대 트레이더로 평가되는 김준송이다. 그는 지난 30년동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등 7곳의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개인도 금융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까”를 화두로 글로벌 IB에서 익힌 노하우를 풀어낸다.
주식 ·외환 등 금융투자에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 위한 저자 주장의 핵심은 첫째 상품과 시장에 대한 철저한 이해, 그리고 절제와 리스크(위험) 관리다. 저자는 글로벌 IB들이 이기는 이유가 일선 거래자와 후방 관리자 간의 철저한 역할 분담, 그리고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학습이라고 지적한다. 개인이라고 마구잡이로 투자할 것이 아니라 이런 IB들이 시스템적 관리 방식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복잡한 수학공식, 통계표, 차트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말과 단순한 그림 몇 개로 주장을 전개한다. 가독성을 배려한 저자의 섬세한 고민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전체는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투자의 성격’은 투자란 무엇인가를 제시한다. 2장 ‘우리의 모델-IB’에서는 IB 투자의 핵심 기술인 절제와 리스크 관리를 설명한다. 3장은 ‘상품과 시장의 이해‘로 말그대로 투자대상인 상품을 다루고 4장 ’실전적 이슈‘는 실전적 투자기법과 기술을 정리했다.
저자는 “이제 와 돌이켜 보니 더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깊은 학구적 지식이나 특별한 트레이딩 전략을 습득하는 것보다 상품과 시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절제와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더 필요했다”며 “만약 그랬다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저자가 글로벌 주요 IB 파산 사건인 리먼브라더스, 페레그린, 베어링 등 3곳과 모두 관련 있다는 경험담도 흥미롭다. 리먼과 페레그린은 각각 파산시 저자가 실제 이들 기업에 근무하는 중이었고 베어링은 파산 후 다른 회사로 인수가 진행될 때 이곳에 입사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 이번에 번역 출간된 마크 미너비니의 ‘초수익 성장주 투자(원제 Trade like a stock market wizard)’는 지난 2013년 나온 책이지만 현재의 금융시장에서 응용해도 손색이 없다. 미너비니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연평균 220%의 수익률을 기록한 신화적인 주식 트레이더다.
책은 성장주 투자에 대해 다르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테마주로 대표되는 위험한 한탕과는 한참 거리를 둔다. 엄격한 가치판단을 통해 장단기 성장 가능성이 높 종목을 고른 후 적절한 때 매수 매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확실한 손절점을 정해서 손실을 보더라도 빠져 나와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된다.
저자는 “일관성과 리스크 관리가 주식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리스크 관리는 절제력을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좋은 주식 거래는 따분하며 나쁜 주식 거래는 흥분되는 데 우리는 따분하지만 부유한 투자자가 돼야 한다”는 말도 인상 깊다.
추세와 펀더멘털, 재료, 매수·매도 지점을 그가 정리한 ‘세파(SEPA) 전략’을 안내하기도 한다. 대형 상승 종목의 초고수익 구간은 대부분 주가가 상승추세를 그릴 때 등장하고 이런 종목들의 이면에는 재료가 있다는 등의 설명이다. 각각 2만원,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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