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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페르시아도 무너뜨렸다, 게릴라전의 반만년史

■보이지 않는 군대(맥스 부트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힘과 공포의 상징 고대제국 군대

유목민 '치고 빠지기'엔 속수무책

현대 들어 전통적 군사 분쟁 감소

게릴라 테러 조직·전사자는 증가

비정규군이 생화학무기 등 사용땐

비핵보유국 군대보다 살상능력 커

분쟁에 '과학 기술 활용' 경계해야





1988년 모처에서 찍은 오사마 빈 라덴의 모습. EPA=연합뉴스


9·11테러. 서울경제DB


게릴라, 테러, 반란전의 공통점은 정규군의 전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간 ‘보이지 않는 군대’는 이같은 비정규전을 중심으로 군사분쟁이 확산하는 21세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최근 들어서야 비정규전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대에도 비정규전은 있었다. 게릴라에 의해 망국의 길을 걸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도시국가들이 대표적이다. 페르시아제국의 아케네메스 왕조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 중 하나였다. 페르시아 군대는 모든 사람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누구도 감히 대적하지 못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힘과 공포의 상징인 군대는 유목민 앞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특히 군대는 초원을 누비며 말타기, 활쏘기를 잘하는 스키타이족과 정식으로 싸우려고 시도했으나 스키타이인은 군과의 응전을 피했다. 오히려 우물과 샘을 모두 막고 사료를 남기지 않는 식으로 군에 대응했다. 왕조가 스키타이족에게 전투에 임하라는 서신을 보낼 정도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쪽에서 힘이 센 정규군을 상대하려면 이같은 전술이 효과적기 때문에 고대에서도 비정규전이 발생했던 것이다.



책은 비정규전이 현대에서 발생빈도가 늘었다고 지적한다. 국가 간 전통적인 군사 분쟁은 감소한 반면 게릴라 테러 조직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총 전사자의 90% 이상이 비정규전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연구도 있다. 저자가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알카에다, 오사마 빈 라덴 등 급진주의 이슬람 세력들이 전개한 비정규전의 사례를 별도 챕터로 구성해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오사마 빈 라덴의 9·11테러를 두고 알카에다 조직이 지지를 잃게 만든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9·11 이전의 테러는 대규모 민간인의 사망을 초래하지 않았다. 테러의 목적은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지켜보게 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9.11테러는 다수의 민간인을 사망하게 함으로써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이들을 색출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모든 게릴라, 테러 등 비정규전이 효과적인 결과를 낳는 건 아닌 셈이다.

저자는 5000년에 달하는 비정규전의 역사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른 것은 정당성 확립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다른 무장 이슬람 단체보다 무슬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데는 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하는 등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TV, 유튜브 등 대중매체를 통해 여론 조성에 더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저자는 “오늘날의 반란전과 대반란전은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사이버공간, 위성 TV에서도 수행해야 한다”며 “이 영역에서 알카에다, 헤즈볼라 같은 혁신적인 이슬람 조직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구태의연한 정규군은 뒤처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비정규군이 생물학무기, 핵무기 등을 활용할 경우 과거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도 경고했다. 그는 “(생물학무기, 핵무기로 인해) 소대 규모의 소규모 테러조직이 브라질, 이집트 같은 비핵보유국의 정규군보다 더 큰 살상능력을 보유할 수 있다”며 “미래에는 과학기술을 활용해 저강도 분쟁으로 인해 과거보다 더 큰 문제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4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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