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관광 증진을 위해 대규모 세일 행사와 숙박 쿠폰 지급 등 내수 활성화 대책을 조만간 내놓는다. 수출에 이어 내수 시장까지 침체 조짐을 보이자 경기 부양 카드를 꺼낸 것이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는 이달 중이나 다음 달 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수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물가 수준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내수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소상공인·전통시장 소비 진작을 위해 온누리상품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꼽힌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기금을 활용해 온누리상품권 발행량을 늘리거나 할인율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 발행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방안은 5월 열리는 대규모 세일 행사인 ‘동행축제’와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조경원 중기벤처부 소상공인정책관은 “동행축제만으로는 내수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준비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관광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숙박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숙박 할인 쿠폰 지원을 확대하는 안이 거론된다. 6월에는 ‘여행 가는 달’ 캠페인을 추진해 KTX, 관광 열차 운임과 렌터카, 지방 공항 항공편, 시티투어 버스 등의 가격을 할인할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유치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전자여행허가제(K-ETA) 절차 간소화 검토가 대표적이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K팝 공연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기획한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내수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 등 구체적인 내용 및 발표 시기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부양책을 고심하는 것은 최근 내수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 조정)는 올 1월 103.9로 석 달 연속 하락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12월(10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재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 3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