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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챗GPT의 시대, 보험산업은 도약할 것인가

허창언 보험개발원장





인류의 눈부신 기술 발전은 소설이나 영화와 같이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세계를 현실로 끌어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자동차나 비행기도 과거 인류에게는 허무맹랑한 말이었고 쇠로 된 집채만 한 물체가 도로를 달리고 하늘을 나는 미래를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챗GPT의 강렬한 등장을 겪으며 영화 ‘터미네이터’를 떠올린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40년 전 개봉한 이 영화에는 인공지능(AI)이 지배하는 미래 세계와 과거로 거슬러 온 킬러 로봇이 등장한다. 아직 영화 속의 AI와 시간 여행, 기계 인간이 모두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그중 AI는 이미 우리와 만나고 있다.

2016년의 알파고만 해도 디지털화가 쉽고 학습 데이터가 풍부한 특정 분야에 한정된 기술이라고 안위할 수 있었으나 챗GPT는 한 분야에서만 똑똑한 ‘좁은 AI’의 한계를 넘어 AI가 풀기 어려운 숙제이자 인류의 마지막 보루라고 여겼던 창작의 영역까지 함락했다.

요란하게 등장한 AI는 보험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보험은 근본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산업이다. 과거 사고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장래에 발생할 위험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담보하는 서비스이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안전판으로 우리의 생활에 밀착해 있다. 보험사는 벌써 약관 검색 업무에 AI를 도입하거나 자동차 제작사의 운행 정보와 안전 운전 점수를 활용한 특약을 개발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AI가 미래를 예측하고 자율 주행이 본격 도입되고 나면 사고율이 대폭 감소해 자동차보험에 대한 수요가 아예 사라질 수도 있고 제조물배상책임보험이 이를 대체하거나 해킹 피해 등 새로운 위험에 대한 수요로 이전할 수도 있다. 예측하기도 어려운 시대적 흐름에 보험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쉽게 장담하기 어려운 불확실의 시대임에도 확실한 것은 보험을 지탱해온 통계와 데이터의 중요성이다. 챗GPT가 인터넷상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알고리즘만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창작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었듯이 보험 산업은 외부 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보험 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계약 과정에서 제공받는 기존의 내부 데이터 수준에 한정된다면 어떤 신기술을 적용한다고 해도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데이터의 활용이며 정부는 데이터 3법의 개정으로 통계·연구 및 공익적 용도로는 정보 주체의 동의가 없어도 가명 정보를 유통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산업 간 데이터의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외부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보험사는 위험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으며 상품 개발·판매부터 사고 보상, 사기 방지까지 보험 업무 전반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개인별 맞춤형 보장 상품의 개발이 가능해지고 기존의 통계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 등 사회적 효익도 클 것이다. AI가 변화시킬 새로운 미래에도 보험은 여전히 사회의 든든한 안전판으로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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