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오던 미국 뉴욕시가 쥐 퇴치를 담당하는 최초의 ‘쥐 짜르(rat czar)’를 임명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은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전날 교육부 직원인 케슬린 코라디를 시 최초의 설치류 퇴치 담당관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애덤스 뉴욕시장은 “코라디는 뉴욕의 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관 간 노력을 성공적으로 조정할 마에스트로(한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쥐 개체군과 싸우는 데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 이것은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코라디는 설치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전직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그는 최근까지 시 교육 부서에서 토지 사용 지속가능성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또 교육부에서 일할 당시 학교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정책을 통해 쥐 개체수 감소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라디는 임명식에서 “쥐는 위생, 건강, 주택, 경제 등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라며 “쥐 퇴치는 뉴욕 시민들의 삶의 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욕이 이른바 ‘피자 쥐’로 유명할지도 모르지만, 이 같은 오명을 쓰고 있는 뉴욕시에서 더 이상 쥐들이 번성할 수 있도록 도움되는 조건은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라디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뉴욕시는 쥐 문제로 계속해서 몸살을 앓아왔다.
2015년에는 뉴욕의 한 지하철 계단에서 쥐가 자신의 몸보다 큰 피자 조각을 물고 이동하는 장면의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가 코라디가 언급한 ‘피자 쥐’ 영상이다.
또 지난 2월 영국 매체 더 선은 뉴욕 지하철 안에서 잠든 사람 몸 위로 쥐가 기어 다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뉴욕시에 얼마나 많은 쥐가 살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4년 한 연구에 따르면 뉴욕시에는 약 200만 마리의 쥐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뉴욕시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잠금장치가 달린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쥐 구충제 등을 배치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시는 연봉 12만~17만 달러(약 1억 6000만 ~2억 2300만 원)를 내걸고 ‘뉴욕에 서식하는 쥐 떼와 싸우기 위한 킬러 본능과 신념이 있는 인재’에 대한 구인 공고를 냈다.
실제로 뉴욕시장에 따르면 뉴욕시 최초의 쥐잡기 책임자가 된 코라디는 15만 5000달러(2억 100만 원)를 연봉으로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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