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들이 5월부터 극장가를 찾아온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해외 대작 영화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한국 영화들이 위기를 이겨 내고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성수기까지 국내 스크린에 걸리는 외화들은 대부분 인기 프랜차이즈 영화들의 후속작이어서 큰 흥행이 예상된다.
우선 다음 달 3일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 개봉한다. 시리즈 3부작의 완결을 짓는 작품으로 매니아층이 탄탄하다. 흥행을 위해 감독과 배우들이 4년만에 내한하기도 했다.
화끈한 레이싱 액션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다음 달 17일 개봉한다. 벌써 10번째 시리즈인만큼 고정 팬층이 확고하고, 액션의 스케일이 큰 만큼 극장에서 볼 이유도 충분하다. 월트 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판도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6월에도 인기 프랜차이즈가 많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기대가 크다. 리부트된 로봇 액션 시리즈 ‘트랜스포머’도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개봉을 6월 중 진행한다.
7월에도 톰 크루즈 주연의 인기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1’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펜하이머’도 7월 개봉한다.
한국 영화도 기대작들이 있지만 대부분 개봉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부 작품만 관객을 만난다. 우선 지난해 엔데믹 이후 최초로 천만 영화가 된 ‘범죄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범죄도시3’가 5월 중 개봉한다. 장첸과 강해상을 이을 빌런 주성철 역에 배우 이준혁이 캐스팅됐다.
6월에는 박훈정 감독의 연출작이자 배우 김선호의 복귀작·스크린 데뷔작인 ‘귀공자’가 개봉한다.
7월에 개봉이 확정된 한국 대작은 류승완 감독과 김혜수·염정아·조인성이 함께 하는 범죄 액션 스릴러 ‘밀수’가 있다. 또 다른 기대작인 이병헌·박서준·박보영 출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여름 중 개봉을 점치고 있다. 나머지 몇몇 작품들도 개봉 눈치싸움 중이다.
한국 영화의 위기는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3년 3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25.1%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역대 3월 중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3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215억 원으로, 2019년 3월의 40.2% 수준이었다. 한국 영화를 본 관객 수는 187만 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9년 3월의 29.9% 수준이다. ‘대외비’ ‘웅남이’ ‘소울메이트’ 등 여러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어려웠다.
반면 외국 영화의 상승세는 계속되는 중이다. 1분기 외국영화 누적 매출액은 1933억 원으로 한국 영화의 798억 원에 비해 크게 높았다. 관객 수는 1754만 명으로 한국영화 누적 관객수 761만 명을 크게 압도했다. ‘아바타’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이 크게 흥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가 아니면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다”며 “큰 스케일의 대작이 아니면 흥행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5월부터 여름까지가 한국 영화 산업에 있어 중요한 변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개봉하는 대작들이 기대치에 미치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들이 있지만 신규 영화 제작과 투자는 거의 없는 상태”라며 “이번 성수기에 한국 영화들이 어느 정도 성공해 줘야 투자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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