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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 ‘제 밥그릇 지키기’ 매몰되면 공멸…노사 협력이 살 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8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21년여 만에 정부의 품을 벗어나 민간 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디게 됐다. 정부가 관리하던 기간에 대우조선해양은 경영 정상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줬다. 수차례 부실이 드러나 대규모 자금이 수혈됐고 분식회계로 경영진이 형사 처벌을 받기도 했다. 최악의 강성으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때만 되면 파업을 벌이고 정부의 매각 작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 지난해에는 하청 노조가 도크를 점령한 채 장기 파업을 벌여 큰 혼란을 야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혈세로 연명한 좀비 기업’ ‘대마불사’의 대명사가 되면서 대표적인 구조 조정 실패 사례로 지목됐다. 워크아웃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 자금만 15조 원에 달한다. 한화에 인수된 후에도 금융 지원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지원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2017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조정 과정에서 회사채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와 국민연금도 큰 피해를 당했다.

시장 논리대로라면 몇 번이고 파산했어야 함에도 국민의 혈세 지원으로 살아남은 만큼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힘을 합쳐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 부실로 미뤄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무너진 인력 구조를 재건해 하루빨리 수익을 내 공적 자금 지원을 갚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경영 발목 잡기 행태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한화 품에 안겼다고 과거처럼 파업을 되풀이하면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힘들 것이다. 노조의 과도한 제 밥그릇 챙기기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대차그룹이 국내가 아닌 싱가포르에 첫 스마트 공장을 지은 것도 노조가 발목을 잡은 영향이 크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노사 관계 협력 순위는 141개국 중 130위(2019년 기준)로 최하위권이다. 노사가 미래와 상생을 위해 손잡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면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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