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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지자 카드채 발행 급증…카드사 자금 조달 '숨통' 트이나

금리 하향안정화에 적극 발행

올들어 8.6조, 전년比 35%↑

평균발행금리 전분기보다 하락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도





올 들어 카드사의 카드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되자 그동안 카드채 발행을 주저해왔던 카드사들이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카드회사들이 발행한 카드채 발행액은 8조 62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 3600억 원)보다 35.5% 증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 발행액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카드채 발행액은 1조 6500억 원이었지만 3월에는 2조 1500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조 61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의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카드사들도 채권 발행을 급격히 줄였지만 올해 들어서 빠르게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카드채 발행이 늘어난 것에 대해 연초 채권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금리 하락에 따라 발행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회사채 거래대금은 3049억 원을 넘겨 지난해 월평균(2895억 원)보다 150억 원 정도 늘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 동결하면서 금리 인상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사들였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늘어나고 기준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금리도 내려갔다. 여전채 금리(1년물 기준)는 지난해 11월 최고 5%를 넘어섰다가 올해 1월에는 4%대까지 내려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만기 1년 기준) 평균 금리는 4.425%로 지난해 4분기(4.631%)보다 하락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대까지 치솟았던 카드채 발행 금리가 최근에는 3~4%대까지 하락했다”며 “여전히 지난해 초보다는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여건이 좋아지면서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채 발행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만기를 앞둔 카드채 규모가 17조 원이 넘어서는 만큼 카드사들도 꾸준히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카드사의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카드채 수요 역시 탄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해도 상승 폭은 제한적 수준에 머무르면서 펀더멘털 훼손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드채 투자에 있어 건전성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채권 발행이 늘면서 올해 1분기까지 조달 비용 증가로 악화됐던 카드사 실적과 ‘돈맥경화’ 현상도 올해 2분기 이후에는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한 카드사 임원은 “올 초 상대적으로 낮아진 조달 비용 효과는 3~4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 달 이후 대출금리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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