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0만 명 가까이 줄며 2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수출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린 영향이다. 최악의 경우 내년까지 제조업 고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42만 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 7000명 감소했다. 2020년 12월(11만 명) 이후 28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감소세도 올 1월(-3만 5000명)부터 4개월째 지속됐다. 감소 폭은 올 2월(-2만 7000명)과 3월(-4만 9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커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한 달 만에 둔화됐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5만 4000명 늘었다. 증가 폭만 보면 올 3월(46만 9000명) 대비 11만 5000명 적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6월(84만 1000명) 이후 9개월 연속 둔화하다가 올 3월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새 증가 폭이 다시 둔화세로 돌아섰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전월 대비 줄었다”며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제조업 (고용)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제조업 불경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내수와 수출 상황 등을 보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제조업 고용이 반등할 만한 뚜렷한 계기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제조업 고용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부문 중심의 제조업 경기 부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관계 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을 통해 민간 중심의 고용 창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