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달 28일 유럽 자본시장의 선진 문화를 익히기 위해 영국과 아일랜드로 대거 출장을 떠난다. 자산운용사 CEO들은 오는 9월 미국으로 2차 출장을 떠나기로 했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사장 등 증권업계 CEO들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출장을 가기로 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외국인 직접 투자 사업을 담당하는 정부기관, 부동산투자 관련 회사, 유관 협회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금투협은 또 오는 9월께 자산운용사 CEO들을 모아 미국 뉴욕 지역도 찾기로 했다.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방문에 이은 자산운용사 업계의 두 번째 해외 출장이다. 자산운용사의 경우 회원사가 320곳에 달하는 만큼 2차 출장이 불가피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미국 출장에서 자산운용사 CEO들이 최근 공실 문제가 부각한 맨해튼 지역까지 실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협에 따르면 현재 국내 운용 업계의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75조 원 안팎에 달한다.
이번 금융투자 업계의 출장은 금투협의 증권·자산운용사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인 뉴포트폴리오코리아(NPK)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열렸던 NPK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2021년 중단됐다가 지난해 겨우 재개됐다. 2022년에는 입국 제한 국가가 많아 출장 지역이 미국 등 일부 국가로만 제한됐다.
업계는 올해 NPK 행사가 정부의 해외 진출 독려 상황과 맞물려 그 의미가 기존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외유성 출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과거보다 목적 자체가 더 뚜렷해졌다는 의미였다. 금투협은 올해 출장을 통해 각지에서 글로벌 투자 노하우와 법규 준수, 리스크 관리, 대체투자 흐름 등을 더 적극적으로 습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때부터 국내 금융 선진화·국제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서 회장도 지난 3월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1차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해외 진출 관련 규제를 개선해 10년 안에 아시아 3대 증권사를 배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자산운용사 CEO 15명은 4월 출장 당시 프랑스 재정경제부를 방문해 현지 연금 개혁, 유럽연합(EU) 경제 위기에 대응, 외국인 투자 정책 등을 탐구했다. 슈로더 인베스트먼트, 유라제오, 프랑스 인베스트 등 글로벌 투자회사·정부 투자기관도 두루 만났다. 밀라노에서는 이탈리아투자협회와 공동으로 ‘EU 자본시장투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유럽 시장 전반의 패션·가구·명품·스포츠카 산업 흐름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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