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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막힌 'K바이오펀드' 출범 또 연기 [시그널]

투자 혹한기에 금융권 베팅 난색

미래에셋·유안타 자금모집 실패

복지부 6월말로 결성 시한 연장

보건복지부. 서울경제DB




올 초 출범할 것으로 예상됐던 5000억 원 규모의 보건복지부 주도 K바이오백신펀드 결성이 다음 달로 또다시 연기됐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금융권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펀드 결성 지연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정부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K바이오펀드의 결성 시한을 이달 15일에서 6월 30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K바이오펀드의 위탁운용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미래에셋캐피탈(공동 운용)과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복지부가 제시한 시한 내 자금 모집에 실패한 탓이다. K바이오펀드의 결성 시한은 이번을 포함해 총 2회 연장됐다. 최초 결성 목표 시기였던 2월 15일보다도 4개월 이상 늦어지게 됐다. 정부 펀드 출자 사업에서 결성 시한이 한 차례 연장된 사례는 많지만 추가 연장까지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는 게 투자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 사정이 크게 위축된 점을 고려할 때 펀드 결성 시한 연장이 불가피했다”며 “상반기 안에는 펀드 결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 차원에서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위탁운용사들이 원활히 펀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자금을 위탁받은 한국벤처투자는 앞서 지난해 8월 출자 공고를 내고 K바이오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복지부와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두 운용사에 1000억 원씩 출자하고 각각 1500억 원을 민간 자본시장에서 끌어모으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투자 기구 형태는 사모펀드(PEF)다. 주요 투자 분야는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받았거나 백신 분야에 속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정했다.



K바이오펀드 결성이 미뤄지는 배경으로는 회복이 더딘 금융권의 바이오 투자심리가 꼽힌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여전히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자 금융사들은 자금 회수 가능성을 여전히 낮춰 보고 있다. 한 금융사 펀드 출자 담당자는 “현재 기존 벤처 펀드들도 바이오 기업들의 가치 급락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정액 대부분을 바이오에만 투자하는 전문펀드에 출자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벤처와 유안타인베스트는 복지부의 펀드 결성 시한 연장 결정으로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벤처의 경우 이달 말이나 다음 달에는 최소 금액 이상 규모의 출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종 결정 전 출자자들과 느슨한 수준의 협의는 마친 상태로 파악됐다. 유안타인베스트도 금융권뿐 아니라 여러 바이오 대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다음 달 말 안에는 최소 금액 수준의 펀드는 결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복지부는 다른 출자 사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기한 내 자금 모집에 실패한 해당 펀드 위탁운용사들에 성과 보수 차감 등의 불이익을 부과하기로 했다.

한 K바이오펀드 위탁운용사 관계자는 “복지부가 펀드 결성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조속히 펀드를 결성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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