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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22일 '울갤' 폐쇄 심의…"갤러리 폐쇄해야"

이용자 극단 선택 시도 2주새 5명 이상

청소년·아동보호법 부실…시스템 한계

갤러리 폐쇄 못하면 다른 방안 찾아야

21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글이 여러 건 게시됐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22일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폐쇄 심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만큼 폐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울증 환자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위로를 받는 순기능보다 성범죄·극단적 선택 종용 등 역기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21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우울증갤러리 이용자 중 최근 이주일 사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청소년은 5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엔 다른 갤러리 이용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신변을 비관한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지인과 가족의 도움으로 큰 사고는 면했지만, 이 커뮤니티가 10대 미성년자들의 자살을 방조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서 파생된 오픈채팅방. 이용자들은 이 곳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거나, 신변을 비관한 이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강요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죽기 전에 얼굴 사진을 보내달라”고 말하는 등 얼굴·몸이 드러난 사진을 요구했다. 독자 제공


실제로 우울증갤러리와 이 커뮤니티에서 파생된 각종 단톡방, 텔레그램방 등에서는 극단적 선택 방법을 공유하고,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들에 대한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방심위가 해당 커뮤니티를 폐쇄하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하는 꼴이라고 주장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갤러리에 올라오는 게시물 중 일부에는 자살을 종용·강요하는 글도 있는데 ‘죽으라’는 내용만으로는 자살방조죄를 적용하기 어려워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어렵다”며 “미성년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아동·청소년 보호법이 제한적으로만 적용되고, (방심위가) 심의를 해야만 우울증갤러리를 폐쇄할 수밖에 없는 현행 시스템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역시 이 커뮤니티를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방심위는 우울증 갤러리와 관련해 자살 예방법 위반 소지와 형법상 자살 교사 및 방조와 관련된 문건들이 올라오는 즉시 차단해야 한다”며 “갤러리 폐쇄 자체가 어렵다면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각 부처 장관들이 자살 예방 위원인 자살 예방 위원회를 하루 빨리 소집해서 각 부처가 우울증 갤러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15일 경찰이 요청한 우울증갤러리 게시판 차단 여부에 대해 폐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신자문특별위원회(자문특위) 위원 9명 중 5명이 ‘해당없음’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갤러리 폐쇄를 반대한 위원들은 차단이 필요한 게시물의 양이 많지 않고, 우울증 환자들이 해당 공간에서 위로받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위원 4명은 불법 정보 소지가 있는 글이 여전히 있으므로 사이트 관리 주체의 책임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시범적 조치로 사이트를 30일간 일시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자문특위 결정에는 구속력이 없다. 22일 열리는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통신소위)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우울증갤러리 차단 여부가 결정된다. 지금까지는 통신소위가 자문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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