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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in]"곡에 한국色 입히는 마스터링, K팝 '화룡점정' 찍죠"

전훈 소닉코리아 감독

90년대부터 국내 마스터링 이끌어

H.O.T 부터 피프티피프티 까지

1만여장 앨범작업, 완성도 높여

국내 기술 발전…해외서 의뢰도

곡에 담긴 정성과 노력 느껴보길

전훈 소닉코리아 감독이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소닉코리아




“플레이팅이 잘 만들어진 요리를 더 맛있어 보이게 하는 것처럼 마스터링은 슬픈 음악은 더 슬프게, 신나는 음악은 더 신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전훈(사진) 소닉코리아 감독은 22일 서울 삼성동 스튜디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음악은 소리의 깊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며 “같은 음악이라도 작업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마스터링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마스터링’이라는 작업의 정의가 녹음실에서 만들어진 노래를 청취자들이 LP·CD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LP와 CD 대신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되면서 마스터링은 음악을 완성하는 최종 단계에서 ‘음악을 음악답게’ 만드는 과정으로 발전했다. 전 감독이 몸담고 있는 소닉코리아는 국내 최초 마스터링 전문 스튜디오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까지 발매된 음반 중 순위권 안에 있는 80%를 작업했다.

1990년대부터 국내 마스터링 업계를 선도해온 전 감독은 K팝 열풍의 숨은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1세대 아이돌 ‘H.O.T’부터 최근 K팝 걸그룹 최초로 영국 싱글차트 톱 10에 입성한 ‘피프티피프티’까지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기 아이돌 음원의 마스터링을 맡았다. K팝 아이돌 외에도 ‘더글로리’ ‘슈룹’ ‘헤어질 결심’ 등 유명 드라마와 영화의 OST 마스터링 작업도 해왔다. 지금까지 작업해온 수많은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감독은 “앨범 장수로 따지면 1만 장이 넘게 작업을 해 어느 곡을 하나 꼽기 어렵다”면서도 “최근에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를 작업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빌보드 차트에 올라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다”고 전했다.



전훈 소닉코리아 감독이 청담 스튜디오 내부에서 마스터링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소닉코리아


전 감독은 일본 유학 시절 우연히 마스터링을 접했다. 전 감독은 “1980년대에 소리에 대한 막연한 목마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며 “당시 마스터링이라는 개념이 외국에서 주목받고 있었고 직접 배워보고 경험해보니 너무 재밌었다”고 처음 마스터링을 접한 계기를 소개했다.

국내 마스터링 기술은 10년 전만 해도 글로벌 수준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음악·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마스터링에서도 한국 고유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이제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못한다, 잘한다의 수준을 벗어났다”며 “동서양 음식이 다르듯 마스터링의 색도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마스터링 완성도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높아졌다”면서 “최근에는 일본이나 대만·중국 등에서 의뢰가 들어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전 감독은 고음질 음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스터링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레오 음향을 ‘돌비애트모스’ 같은 입체음향 형식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마스터링 작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고음질로 음악을 들으면 음악을 만든 사람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며 “노이만 등 고음질을 구현해내기 위한 음향기기를 개발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나의 곡이 탄생하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 청중들께서도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하며 사운드에 의미를 부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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