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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과 우주'의 오묘한 조합…보령 '투트랙'으로 끝까지 간다[Why 바이오]

◆'아픈 사람도 우주에 갈 수 있나요'

고민에서 시작한 김정균의 우주 사업

JV논의하러 한달만에 미국 출장 올라

실무자들은 누리호 발사 현장에 급파

우주사업 뒷받침 하는 제약사업 부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항암제 보유

'LBA' 전략으로 CNS 분야 매출 급증

파클리탁셀·젭젤카 등 여러제품 도입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이사회 의장이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보령




국내 전통 제약사 보령(003850)이 제약 사업과 우주 사업 두 개의 축으로 성장 엔진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BA(Legacy Brand Acqusition) 전략으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면서, 우주 헬스케어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보령의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이사회 의장은 이를 통해 보령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보령 측은 매년 꾸준한 실적 상승과 CIS(Care In Space) 사업 ‘투트랙’으로 국내 전통 제약사와 차별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정균 보령 이사회 의장은 지난주 미국 액시험 이사회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액시엄과 합작 법인(JV) 설립 계약 등을 체결했는데, 이후 한 달 만에 재차 미국 출장 길에 오른 것이다. 김 의장은 지난해 미국 액시엄에 6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올해 액시엄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향후 JV 설립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균 의장 “아픈 사람도 우주에 갈 수 있나…아무도 답 못해”


구자열(왼쪽부터) 무역협회장, 김정균 보령 대표, 액시엄의 캄 가파리안 회장, 마이클 서프레디니 대표가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보령


김 의장이 미국 출장 길에 오른 동시에 보령의 신규투자를 이끌고 있는 김성진 보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5일 누리호 발사 현장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정부 측의 초청에 따라 이뤄졌다. 보령이 우주 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CSO는 30대 나이로 보령의 최연소 임원이다. 현재 6~7명 정도의 신규투자팀을 이끌고 있으며 우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보령 측의 설명이다.

김 의장의 우주에 대한 열정은 진심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김 의장은 올해 열린 주총에서 우주 사업의 당위성에 대해 주주들에게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한 주주는 “제약사가 우주 사업을 한다고 해서 의아하지만 그래도 들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과연 보령이 다음날 없어지게 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될지 고민했다”며 “꼭 필요한 기업이 되기 위해 보령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 지 고민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장은 “우주 사업은 ‘아픈 사람도 우주에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했다.

‘우주에 진심’ 김정균…뒷받침 하는 장두현의 제약 사업부


제약 사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장두현 보령 대표. 사진 제공=보령


보령이 우주라는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제약 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은 국내 중형 병원 중심으로 영업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표 제품으론 국산 신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다양한 항암제가 있다. 카나브는 국산 신약 중 1000억 원이 넘는 처방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보령은 현재 카나브의 특허 만료 대비 차원에서 인공 지능(AI) 등을 활용해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항암제 분야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보령은 직접 항암제를 개발하기 보단 LBA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들의 판권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보령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알림타, 젬자 등의 제품을 도입했다. 중추신경계(CNS)의 자폐증 치료제 자이프렉사도 도입하면서 관련 분야 매출이 크게 늘었다. CNS 계열의 매출은 지난해 2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일라이 릴리의 ‘알림타’·'젬자'·'자이프렉사' 등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LBA(Legacy Brand Acquisition)’ 전략이 주효했다”고 했다.

항암제 제품군 강화…'탁솔' 도입


항암제 파클리탁셀. 사진 제공=보령


보령은 독일 제약사 세플라팜과 항암제 ‘탁솔(성분명 파클리탁셀)’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 계약 체결했다. 탁솔은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개발한 파클리탁셀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난소암·유방암·폐암·위암 등 다양한 암종을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항암제다.

현재 탁솔의 판권은 세플라팜이 갖고 있다. 개발은 BMS에서 했으나 이후 세플라팜에서 판권을 구매했다. 현재 국내 판권은 한국 BMS가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계약에 따라 보령이 국내 시장에서 탁솔을 독점 유통하게 된다.



보령의 탁솔 판매는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보령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BMS와 탁솔에 대한 코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보령은 항암제 전문 조직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탁솔의 판매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항암제 제품군 강화하는 보령, 젭젤카 유통도




젭젤카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에서 개발한 항암 신약으로 ‘1차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소세포폐암’에 쓰인다. 젭젤카는 DNA 전사 억제를 통한 암세포 사멸,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 내 전사 활성 억제를 통한 암세포 증식·면역관문작용·혈관신생작용 억제를 동시에 갖고 있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이다. 지난해 9월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승인했고, 정식 출시를 통해 의료기관에 유통될 예정이다.

미국에선 2020년 7월 발매가 이뤄졌다. 젭젤카는 미국 내 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 자리잡아 지난해까지 약 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세포폐암 환자 중 40% 이상의 환자들이 2차 치료제로 젭젤카를 처방받고 있다. 국내에선 보령이 2017년 당시 판권을 확보해 판매 및 유통 독점 권한을 갖고 있다.

젭젤카는 전체 환자군 기준으로 객관적 반응률 35%, 평균 반응지속기간 5개월, 매 3주 간격 1회의 투약 편이성 등 관리 가능한 수준의 부작용과 같은 임상적 우수성이 확보 돼 기존 약물 대비 효과가 우수하다는 게 보령 측의 설명이다. 김영석 보령 Onco부문장은 “백금계 항암화학요법에 실패한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의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며 “젭젤카는 소세포폐암 치료 성과를 한 층 높이는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000만 탈모인 달래줄 보령의 ‘탈모 스프레이’


보령은 지난해 1월 핀쥬베스프레이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한 이후 같은해 9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핀쥬베스프레이는 피부과 의약품 전문 글로벌 제약사인 알미랄에서 개발한 탈모치료제다. 성인 남성의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경구용이 아닌 스프레이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투여 24주 후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1㎎ 대비 타깃 위의 모발 수에서 동등한 수준의 효과를 확인했다. 반면 혈중 농도는 1% 수준을 보이며 투여 후 발생한 이상사례 발생률이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투여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쥬베스프레이는 피부 친화성이 높은 수용성 반합성폴리머를 함유하고 있어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가 두피 내 진피까지 깊이 침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탈모 부위에 1일 1회 도포하고 1회 도포 시 1~4번 분사하며, 하루 최대 4번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성백민 보령 Rx마케팅본부장은 “핀쥬베스프레이는 국내 남성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처방액이 가장 큰 경구용 피나스테리드 1㎎과 동등한 효과를 갖고 있다”며 “제형 개선을 통해 부작용을 개선한 제품”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령은 서울 종로구 보령약국에서 시작한 회사다. 오너 3세인 김 의장은 아들과 함께 우주선 레고를 조립할 정도로 우주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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