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14일 국내 증시도 장 초반부터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인공지능(AI)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14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에 따르면 오전 8시 10분 기준 프리마켓은 전장보다 2.34% 하락 중이다.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02%, 3.92% 떨어지며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시장 상승을 이끌었던 두산에너빌리티(-3.01%), 삼성중공업(-1.51%), 한화오션(-2.68%) 등 원전·조선 업종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는 기술주 매도세가 집중되며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5% 내린 4만 7457.2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66% 하락한 6737.49, 나스닥 지수는 2.29% 떨어진 2만 2870.36으로 마감했다. S&P500의 하락 폭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컸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43일 만에 종료되며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그동안 중단됐던 경제지표 발표가 재개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최근 상승폭이 컸던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았다. 여기에 연준 인사들의 잇단 “금리 동결”, “추가 인하 불필요” 발언이 나오면서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약화된 점도 기술주 하락을 부추겼다.
12월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추가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내년 1월부터 투표권을 갖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통화정책을 다소 긴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12월 금리 인하 전망도 약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52%로, 일주일 전(70%) 대비 크게 낮아졌다.
금리인하 기대가 꺾이자 고평가 논란이 컸던 기술주 매도세가 확대됐다. 엔비디아(-3.56%), AMD(-4.21%), 팰런티어(-6.53%) 등 AI 대표주가 급락했고, 테슬라도 6.65% 떨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도 연준 매파 발언과 12월 인하 기대감 후퇴, 미국 AI주 조정에 영향을 받으면서, 장 출발부터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바이오,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다른 주력 업종들은 기술 이전, 정부 정책 등의 호재가 유효한 만큼, 증시 전반의 자금 이탈 보다는 이들 업종으로 순환매가 또 한 차례 일어나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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