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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따라 앱 열리자, 손등에 나비가 '살포시' [애플 비전 프로 체험기]

◆애플 MR 헤드셋 '비전 프로'

아이언맨처럼 화면 조작 자유자재

초고해상도 화질로 몰입감 뛰어나

현실감 더한 오리지널 콘텐츠 '매력'

재질은 고급스럽지만 무게감 있어

내년엔 얼굴 맞춤형 라이트실 적용

애플 비전 프로 /사진 제공=애플




6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 골프 카트를 탄 채 모서리 없는 원형의 애플 파크를 옆에 두고 끝없이 이동하자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날 본 애플 증강현실(AR) 하드웨어를 체험할 시간이었다.

아이폰에 페이스 아이디를 등록하는 것처럼 머리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전체 얼굴을 스캔하고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세 번 가량 움직였다. 2분 만에 ‘스캔 완료’ 표시가 떴다. 이윽고 조심스레 받아든 비전 프로. 고글 형태의 렌즈 부분의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이 매끄러웠다. 머리 위에서 위에서 아래로 밴드를 내려 오른쪽 밴드에 있는 크라운을 이용해 얼굴에 맞게 조였다. 눈 주변에 맞닿는 라이트실(Light Seal)은 땀이 차는 실리콘 재질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단단한 느낌이었다. 딱 맞게 조이다 보니 광대 부분이 압박이 돼 500그램 되는 헤드셋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졌다. 애플 관계자는 “내년 출시 시점에는 개인의 얼굴 윤곽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가 나올 것”이라며 “각 모듈 형태가 자석처럼 붙기 때문에 개인마다 맞춤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애플 비전 프로의 기본 버튼인 디지털 크라운 /사진 제공=애플




궁금한 부분은 사용자 환경의 매끄러움과 해상도, 몰입감이었다. 앞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될 유일한 버튼인 렌즈 위의 디지털 크라운을 길게 누르자 시야에 애플 특유의 초기 설정 단계에서 나타나는 ‘헬로(hello)’가 쓰여졌다. 다시 한 번 눈동자 움직임을 세팅하고 두 손 역시 화면에 갖다 대고 설정하자 오로지 눈과 손으로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앱들이 크기가 살짝 커지며 활성화 됐다. 눈의 움직임이 PC의 커서 역할을 한다면 클릭을 위해 손이 나설 차례. 활성화된 앱 위로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살짝 꼬집듯이 누르면 앱이 열렸다. 눈과 손이 따로 놀면 어떨까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직관적인 손동작은 따로 학습할 필요가 없었다. 처음에는 과장되게 화면 앞에 갖다대고 손을 움직였지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무릎 옆에 손을 둔 채 스크롤바를 올리거나 사진을 옆으로 넘기고 확대했다. 스크롤바를 움직일 때는 두 손가락을 맞대고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살짝 떼면 된다.믹싱 콘솔의 볼륨을 조절하는 동작에 가까웠다.

애플 비전 프로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놀라웠던 점은 해상도였다. 사진 크기를 최대한 키우자 두세평 남짓의 공간에 화면이 가득 찼다. 그럼에도 해상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2300만 픽셀을 탑재한 디스플레이가 효과를 보는 순간이었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크라운을 돌리자 오리건 주에 있는 후드 산 앞의 호수가 있는 전경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옆에 사람이 말을 하자 호수가 있던 자리에 희미한 사람 윤곽이 보였다. 현실과의 연결성과 몰입감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완성도 있게 구현된 느낌이었다. 공간 컴퓨터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 부분은 애플이 비전 프로에 맞게 제작한 ‘다이너소어 인카운터’ 콘텐츠를 열었을 때였다. 재생과 동시에 나비가 날갯짓을 하며 기자의 손가락 위에 착지한 뒤 다시 화면으로 사라졌다.

가장 몰입감이 극대화된 부분은 애플이 비전 프로에 맞게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에 있었다. 공간의 360도가 화면이 되면서 끝도 없는 벼랑 위에서 외줄을 타는 사람이 눈을 맞추며 다가오거나 회전하는 춤을 추는 이들의 하얀 원피스 자락이 마치 눈 앞에 벌어지는 일처럼 실감났다. 헤드셋의 무게조차 잊었다. 멀미가 없었다는 점도 그제서야 눈치챘다. 별도의 기기를 접촉할 필요 없이 눈과 손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니 손이 자유로웠다. 30분간의 체험을 마치고 헤드셋을 내려놓자 디스플레이가 있는 부분은 살짝 뜨거워졌지만 피부와 닿는 부분에는 전혀 열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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