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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항의했다고 '탕'…자녀 앞에서 총 맞아 숨진 흑인 여성

이웃집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항의했다는 이유로 총에 맞아 숨진 에지케 오언스. AP 연합뉴스




미국에서 4명의 자녀를 둔 흑인 여성이 백인 이웃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인 50대 백인 여성은 경찰에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흑인 여성 에지케 오언스(35)는 지난 2일 밤 미 플로리다주 오캘라의 한 아파트에서 총에 맞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총격범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다.

오언스와 총격범은 지난 2년간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사건 직전에도 다툼을 벌였다.

당시 총격범은 자신의 집 근처에서 놀고 있던 오언스의 자녀들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스케이트 한 켤레를 집어던졌다. 이를 전해 들은 오언스가 총격범의 집 현관문 앞에서 따지던 중 말싸움을 벌이다가 총에 맞았다는 설명이다.

총격범은 총을 쏘기 전 오언스의 아이들을 겨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오언스 측 변호인은 전했다.

빌리 우즈 보안관은 "오언스는 그와 싸우기 시작했고 문과 벽을 두드리거나 위협을 가하는 등 두 사람 모두 주거니 받거니 공격성을 보였다"며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오언스가 문 사이로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항의하러 찾아온 오언스에 문을 열어주지 않던 총격범이 문을 살짝 열어 틈새로 총을 쐈다는 것이다. 당시 옆에는 오언스의 9살 아들 등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목격자 로런 스미스(40)는 "총격범은 오언스의 아이들이 바깥에서 노는 것에 대해 늘 화를 냈고, 끔찍한 말을 하곤 했다"고 진술했다.

6일(현지시간) 흑인 시위대가 오언스를 쏜 총격범을 즉각 체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수사당국은 이날 밤에야 범인을 특정해 뒤늦게 체포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플로리다주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률에 따라 정당방위 사건이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체포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협을 피할 수 없으면 물러나지 말고 맞서라’는 의미를 지닌 이 개념은 정당방어 법률로 구체화 돼 최소 28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주에서는 죽거나 다칠 위험에 직면한 사람이 자기방어를 위해 치명적 물리력을 선제적으로 가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오언스는 네 아이를 홀로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총격범이 58세 백인 여성으로 평소 피해자와 아이들을 괴롭혔으며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실제 인종차별적 요인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언스의 어머니도 기자회견에서 "내 딸은 9세 아들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면서 "딸은 무기도 없었고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정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별다른 위해를 가하지 않은 사람들이 단지 잘못된 장소에 들어섰다가 총에 맞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뉴욕주 시골 마을 헤브런에선 친구 집을 찾다가 다른 집 차고 진입로에 들어간 케일린 길리스(20)가 집주인 케빈 모해넌(65)의 총에 맞아 숨졌다.

텍사스주 엘긴에서는 카풀 장소에서 착각을 하는 통에 남의 자동차에 타려던 10대 치어리더 2명이 25세 운전자의 총격에 중상을 입었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는 동생을 데리고 가려던 16세 흑인 소년이 실수로 엉뚱한 집을 찾아갔다가 집주인이 쏜 총에 맞았다.

모두 4월 한 달 사이 벌어진 일이다. 세 사건의 총격범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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