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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의 세계[전지적 매니저 시점②]

시즌 중·후로 나뉘는 골프 매니저 업무

유망주 발굴 등 새 선수와 계약도 중요

연차별로 생각하는 매니저의 역할 달라

유명 에이전트들은 천문학적 수입 올려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오른쪽). Getty Images




매니저들의 시즌 온 & 오프

일일 매니저 체험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대회가 없을 때는 어떤 일을 할까?’였다. 그래서 여러 에이전시의 매니저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매니저들의 업무는 크게 시즌 중과 시즌 후로 구분됐다. 또 시즌 중에는 다시 대회 전과 후로 나뉘었다.

대회 기간에는 선수가 경기에만 집중해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게 돕는다. 대회를 치르고 나면 선수의 컨디션은 어떤지, 대회 결과는 어땠는지 등 사후 관리에 들어간다. 또 스폰서와의 미팅, 미디어 인터뷰, 다음 대회를 위한 의류·용품을 준비한다. 한 시즌이 끝나고 나면 한 해 결과에 따라 광고 및 기업 후원계약 체결에 들어간다.

물론 1년 내내 담당 선수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선수와의 매니지먼트 계약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업체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다수의 회사가 아마추어 유망주 위주로 발굴에 나선다. 먼저 대한골프협회(KGA), 중고골프연맹 등이 주관하는 대회 성적에 따라 선수의 기술적인 강점과 여러 가지 기록 등을 살핀다. 이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선수를 지켜본다. 또 주변 프로들의 여러 의견도 종합한다. ‘잠재력이 있다’ ‘식구처럼 함께 호흡할 수 있겠다’ 등의 결론이 나면 선수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시도하지만 결국은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매니지먼트와 계약한 선수들은 어떤 식으로 수입을 가져갈까. 먼저 성적에 따른 상금 수입이 있다. 지난 시즌 상금 랭킹 1위 박민지는 상금으로만 14억 7790만 원을 벌었다. 84위 이정민도 1억을 넘겨 직장인들의 꿈인 ‘억대 연봉’을 기록했다. 상금에 따른 인센티브도 선수의 수입 중 하나다. 선수가 우승하거나 톱 10 입상 등을 하면 스폰서에서 순위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따라서 스폰서가 많은 선수일수록 보통 더 많은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매니지먼트사도 이 인센티브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폰서 계약으로 받는 계약금(연봉)의 15~30%도 매니지먼트사가 수수료로 챙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마크 스타인버그(오른쪽). Getty Images


주니어 매니저 & 베테랑 매니저

스포츠 매니저에 대해 알아가면서 다양한 연차의 매니저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 1년 차 주니어와 5년 차 이상 베테랑 매니저들과 나눈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올해 처음 매니저 업무를 수행 중인 한 주니어 매니저는 “시즌 초 ‘현타’가 왔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매니저 업무가 정말 사소하고 세심한 부분을 잘 챙겨야 한다. 그래서 ‘이런 일도 해야 되는구나’하고 느낀 적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 조그마한 일이 선수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무슨 일이든 꼼꼼하고 완벽하게 해야 선수가 온전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됐다”고 했다.



매니저 일을 하면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 주니어 매니저들은 ‘상하 관계’를 키워드로 꼽았다. 주니어 매니저는 “아직 외부에서는 선수와 매니저의 관계를 상하 관계로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인적으로 선수와 매니저는 함께하는 동반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외부에서도 그런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베테랑 매니저는 업계 매니저들의 자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힘든 업계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5년 이상 된 인원이 잘 없다. 버티지 못하고 나가서 아예 직종을 바꾼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마케팅을 기대하고 들어왔지만 실제 업무는 다른 것도 많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매니저 당사자들이 단순히 로드 매니저라는 인식에서 벗어났으면 한다”며 “시즌 후 스폰서들과 계약도 체결하다 보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긴다. 업계 종사자들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일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모두 ‘선수 성적이 좋았을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한 베테랑 매니저는 “2라운드 때 소속 선수 몇 명이 컷을 통과할 것이냐, 마지막 날 우승이냐 아니냐 등 선수 성적이 기분을 좌우한다”며 “물론 모든 결과에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선수가 목표한 성적을 달성했을 때 정말 뿌듯하다. 우승했을 때는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시즌이 끝나고 스폰서가 없어 고민하던 선수가 좋은 스폰서와 계약을 체결했을 때도 그 선수의 고민을 덜어줬다는 뿌듯함이 크게 몰려온다”고 했다.

세계 1위 스포츠 에이전시로 평가받는 CAA. Getty Images


세계의 스포츠 에이전트들과 에이전시

지금까지 매니저라고 부른 직업은 국내에서 흔히 에이전트라는 용어와 혼용돼 쓰인다. 반면 외국에서는 에이전트와 매니저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이전트는 대체로 구단과 협상, 후원사 계약에 관여하고 분쟁이 생겼을 때는 조정하는 법률 대리인 역할을 한다. 매니저는 선수 컨디션을 관리하고 계약서상 의무가 잘 이행될 수 있게 돕는 사람이다. 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에이전시에 근무하는 에이전트, 국내에서는 매니지먼트사의 매니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세계적인 스포츠 에이전트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인다.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에이전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총 32억 달러(약 4조 27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켜 수수료로만 1억 9100만 달러(약 2549억 원)를 벌었다. 총 106명의 고객을 보유한 그는 브라이스 하퍼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사이의 3억 3000만 달러 규모 계약, 코리 시거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3억 2500만 달러 계약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메가톤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골프에서는 ‘황제’ 타이거 우즈와 20년 넘게 호흡을 맞춘 마크 스타인버그가 독보적이다. 그는 2020년 세계 스포츠 에이전트 수입 42위에 이름을 올려 골프 종목 에이전트 가운데 유일하게 50위 안에 들었다. 그해 총 1억 120만 달러(약 1351억 500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스타인버그의 수입은 2020만 달러(약 270억 원)로 집계됐다.

세계 유명 스포츠 에이전트들이 소속된 에이전시도 높은 수입을 자랑한다. 포브스가 2013년부터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에이전시’ 순위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한 CAA는 약 2900명의 고객을 관리 중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도 이 회사 소속이다. CAA는 지난해 수수료로만 9억 7100만 달러(1조 2957억 원)를 벌었다. 우즈를 비롯해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 저스틴 로즈 등 많은 골프 스타가 소속된 엑셀스포츠는 4위에 올랐다. 450명의 고객을 보유 중인 이 회사는 지난해 4억 9900만 달러(약 6664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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