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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홍콩의 금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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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오면 홍콩을 해방하리라. 남녀노소 같이 가자, 정의를 위해, 우리 시대의 혁명을 위해. 민주주의와 자유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기를. 홍콩에 영광이 다시 오기를”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 시위 현장에서 널리 불렸던 운동 가요 ‘홍콩에 영광을(Glory to Hong Kong)’ 가사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에는 중국 정부의 탄압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홍콩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당시 온라인 저항 사이트에 익명으로 가사가 올라온 뒤 이에 맞춘 노래가 만들어져 유튜브에 공개됐고 뮤직비디오까지 나온 후 시위대의 애창곡이 됐다.

이 노래는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 대회 ‘2022 세븐스 시리즈’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홍콩 결승전에 앞서 홍콩 국가(國歌) 연주 시간에 ‘글로리 투 홍콩’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홍콩 정부가 강력히 항의하자 주최 측은 인터넷에서 ‘홍콩 국가’를 검색해 나온 노래 파일을 틀면서 벌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홍콩은 현재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국가로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국제 대회에서 이 노래가 홍콩 국가로 불렸다. 이에 홍콩 정부는 구글에 ‘홍콩 국가’를 검색하면 최상단에 ‘글로리 투 홍콩’ 대신 중국의 국가를 노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홍콩 시위대가 이 노래를 ‘비공식 국가’로 많이 불렀고 관련 영상·글이 인터넷에 넘쳐나 자동적으로 빚어지는 현상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가 ‘글로리 투 홍콩’ 연주를 금지해달라고 고등법원에 신청했다. 가사와 멜로디를 이 노래의 원곡과 유사하게 각색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내용도 담았다.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이 시행된 후 공공장소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이미 금지곡이나 다를 바 없지만 공식 금지곡 추진에 나선 것이다. 홍콩인들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끈질긴 투쟁을 벌여왔지만 결국 공산당의 위력에 무릎을 꿇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강한 의지는 물론 실질적인 힘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지 전체주의의 노예로 전락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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