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글로벌 정책을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총괄 조직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AM) 등에 따른 공급망 이슈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다음 달 조직 개편을 통해 LG경영개발원 산하에 글로벌전략센터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조직의 수장으로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모두에서 국무조정실 차장을 지낸 윤창렬(사진) 서울대 객원교수가 영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는 행정고시(34회) 출신으로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국정운영실장 등을 거쳐 차관급인 국무1차장과 2차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사회수석도 지냈다.
LG 글로벌전략센터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여파와 통합적인 대외 정책 필요성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LG그룹의 경우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분위기에 주요 그룹들은 글로벌 대관을 강화하는 추세다. 앞서 LG그룹은 지난해 초 미국 워싱턴 DC에 대외 협력 사무소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권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영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외교통상부 통상전략과장 출신인 김원경 부사장을 영입해 글로벌공공대응(GPA)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전 산업통상자원부 미주통상과장인 권혁우 상무를 반도체(DS) 부문 GPA팀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올해 초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GPA를 신설하고 김정일 전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팀장으로 선임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관련 세부 규정이 나오면 이를 위한 추가 협상도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산업계 전반에서 글로벌 대관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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