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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 2번 인상 허풍아냐” vs “파월 말 안 믿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이 ‘FA Summit 2023'에 참석해 연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건너뛰기(skip·스킵)에도 금리인상이 막바지라는 생각과 견고한 경기,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1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22%, 1.26% 뛰었는데요. 다우는 올 들어 최고치, S&P는 4400을 돌파했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한때 연 3.70% 선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와 CNBC는 한 목소리로 “월가가 파월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죠. 하지만 연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이날은 5월 소매판매를 비롯해 실업수당청구건수, 제조업 지수 등 자료가 쏟아졌습니다. CNBC의 ‘FA 서미트(Summit) 2023’도 있었는데요. 이날 첫 거래를 시작한 레스토랑 체인 카바는 99%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3.19%)는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기준금리를 4%로 0.25%포인트(p) 인상한 데 이어 7월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물러서지 않는 한 대만에서 무력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하루가 지난 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주요 경제지표, 증시 전망 전해드립니다.

“인플레 내려가면 실질 금리 더 제한적” vs “6월 FOMC 만장일치, 7월까지 기간 짧아 7월 인상 유력”


먼저 파월 의장이 왜 매파적으로 나왔는지부터 보죠. 켈시 베로 JP모건 자산운용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연준이 어제 꽤 매파적이었다”며 그 이유로 3가지를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캐나다·호주 중앙은행의 전철(할 일이 끝났다고 한 뒤 다시 금리인상)을 밟지 않기 △금융시장이 너무 일찍 섣부르게 완화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음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를 믿지 못함 등입니다.

그는 “연준이 과거에도 틀린 적이 있기 때문에 물가에 관해서는 확고한 근거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베로 매니저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내겠다는 것은 아니”라며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면 실질 정책금리(명목 정책금리-물가)는 더 제한적이 된다. 그것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필요 없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켈시 베로는 물가가 하락하고 실질 정책금리가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상은 앞으로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어제 증시가 선방한 데 이어 오늘 상승한 이유 가운데 하나인데요. 퀸시 크로스비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경제가 실질적으로 둔화하면 연준이 물가안정 의지를 저버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확실히 시장은 연준이 다시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6월 FOMC에서의 파월이 7월 금리인상을 얘기한 거라는 WSJ의 기사. WSJ 화면캡처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시장이 잘 믿지 않는다는 질문에 “연준은 진실(truth)을 말하고 있다. 제가 지난 월요일에 연준이 금리를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는데 그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매우 끈적끈적하며 나는 그들의 기본 케이스가 금리를 2번 더 올리는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퍼거슨은 “연준은 명확하게(clearly) 할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의 2번 추가 금리인상이 블러핑(bluffing)이 아니라 속내이며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경고를 한 건데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어제 파월 의장이 얘기한 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닉 티미라오스 기자가 작성했는데요. 크게 ①6월 금리동결이 만장일치 ②6월 인플레 수치만으로 또 동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나씩 보면, 6월 FOMC 직전까지 매파들의 금리인상 요구가 분출했는데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는 건 7월에 사실상 금리를 올리기로 분위기를 잡은 것 아니냐는 추정인데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22%,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23%로 예상되는데, 한 달치 진전이 있겠지만 연준이 늘 말해왔듯 한 달만으로는 트렌드가 되기 어렵다는 논리죠.

팀 듀이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최근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6월 인플레가 둔화할 것으로 보지만 한 달 동안의 개선은 금리인상의 장기 중단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7월 FOMC는 25일부터 26일까지 열립니다. 그 전에 6월 비농업 일자리(7월7일), 6월 CPI(7월12일)만 추가로 볼 수 있는데요. PCE는 5월분(6월30일)만 가능합니다. WSJ은 이 기사를 온라인 판 톱으로 배치하면서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단순히 전문가 의견만 전달했다기보다 연준 내 분위기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겠습니다.

“5월 소매판매 예상 깨고 0.3% 상승 소비 견고”…“단, 2년·10년 국채금리 역전폭 0.9%p대 뉴욕 연은 침체확률 71%”


여기까지 보면 최소한 1번 이상의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죠.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은 “연준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한 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고, 매튜 루체티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기본전망은 7월 0.25%p 추가 인상 뒤 2024년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금리선물시장의 생각도 비슷하죠. CME 페드워치상 7월 금리인상 확률이 이날도 67%입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엇갈렸는데요. 5월 소매판매의 경우 전월 대비 0.3% 증가한 6866억 달러를 기록했죠. 블룸버그 예상치가 -0.2%였으니까 생각보다 잘 나온 겁니다. 13개 부문 가운데 11개가 플러스였는데요. 4월에는 9개만 성장세를 보였죠. 5월 CPI가 전월비 0.1% 증가했으니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5월 소비가 증가한 건데요.

세부적으로 자동차와 부품(1.4%)을 비롯해 건물자재 및 정원 물품(2.2%) 등이 크게 늘었습니다. 소매판매 가운데 유일하게 서비스 소비를 엿볼 수 있는 식음료 서비스도 0.4%로 전달(0.3%)보다 소폭 증가했는데요. 자동차를 뺀 소매판매는 0.1%로 예상과 같고 자동차와 가스를 빼면 시장 전망(0.2%)의 두 배인 0.4%가 나왔죠.

전체적인 소비 모습은 이달 말에 나올 PCE에서 알 수 있지만 예상을 웃도는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아직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애틀랜타 연은이 이날 수정한 2분기 GDP 추정치는 1.8%로 직전 수치(2.2%)보다 낮아졌지만 1분기(1.3%)에 이어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6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도 6.6을 기록하면서 깜짝 반전을 보였습니다. 월가 전망치가 -15.1이었는데 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0도 다시 넘어섰는데요. 4월(-31.8) 숫자를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입니다. 제니퍼 리 BMO 캐피털 마켓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모든 것들은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보여준다”며 “수치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은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미국의 5월 소매판매 현황


어제 연준의 경제전망 상향에서도 보듯 견고한 경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면서 침체 확률을 낮춥니다. 이날 증시가 오른 또다른 핵심 이유인데요. CNBC의 ‘FA Summit 2023’에 참석한 네이선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광범위한 충격을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미국 경제는 심지어 더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침체의 정도와 진입 시점을 뒤로 밀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낮추고 있다”며 “지금처럼 강한 경제가 어떻게 침체에 빠질지 모르겠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자만하면 안 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죠. 구체적으로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 △통화긴축의 시차 △은행 신용긴축 △일부 지표 둔화 움직임 등의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더그 램지 루트홀트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나의 가장 큰 우려는 15개월 동안 이뤄진 긴축이 늦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알리는 점도표가 공개된 어제, 2년과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 역전폭이 0.91%p대로 올라섰습니다. 이날도 0.9%p 수준을 보여줬습니다. 최근에는 0.7~0.8p%대 초반이었죠. 장단기 금리역전은 침체 대표적인 침체 선행 지표 가운데 하나인데요. 뉴욕 연은이 10년과 3개월물 국채금리 차이로 계산한 내년 5월까지 침체 가능성도 71%로 1982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무디스는 5월 정크본드의 채무불이행률이 3.4%로 4월(3.2%)보다 높아졌다고 했는데요. 내년 2분기까지 5% 안팎까지 갈 수 있다고 보죠.

조지 곤캘브스 MUFG 미국 매크로 전략 헤드는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해왔던 정책실수를 또다른 정책실수로 해결할 위험이 있다”며 “경제에 균열이 가기 위해서는 이제는 뭔가 부서져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증시 전망 파월 얼마나 믿느냐에 달려”…“16일 쿼드러플 위칭데이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


정리하면, 시장이 파월의 매파적 발언을 심각하게 듣지 않고 상승한 데는 △빠른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에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어제 연준의 경제전망에서 보듯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섞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심할 건 앞서 설명드렸듯 경기둔화에서 조금만 더 나가면 침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죠. 찰스 헵워스 GAM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디렉터는 “중앙은행들이 이제 경기가 둔화하거나 심지어 침체에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책실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고 했지요. 따지고 보면 ECB는 유로존이 기술적 침체에 빠졌지만 금리인상을 이어나가는 겁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 중에서도 경기둔화를 보여주는 것들이 있는데요. 지난 주(6. 5~6. 9)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2000건이었습니다. 전주와 비교하면 변동이 없었지만 월가 전망치(24만5000건)를 뛰어넘었는데요.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77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측치는 176만8000건이었는데요. 신규 청구건수가 여전히 역사적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고 계속 청구건수도 180만 건을 밑돕니다. 큰 틀에서 노동시장이 견고하다고 보는 게 맞지만 실업률과 실업수당 청구 증가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지요. 루빌라 파루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지출이 유지되고 있지만 2분기로 보면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와 달리 5월 미국의 광공업생산은 -0.2%로 전망(0.1%)을 하회했는데요. 제조업 생산은 0.1%로 생각(-0.1%)보다 나았지만 4월 수치가 1.0%에서 0.9%로 낮아진 걸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왼쪽)가 인플레이션 하락과 하반기 증시 강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 상황 더 보죠. 일단 증시는 황소들이 우위에 선 모양새입니다. 영원한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FA Summit 2023’에서 “아직 CPI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주택부문 인플레는 감소할 것이며 나는 제프리 건들락처럼 연준이 금리인상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어닝은 2분기에 바닥을 쳤다"며 “나는 하반기에 증시 상승세가 광범위해진다는 데 긍정적”이라고 했죠.

침체와 관련해서는 침체의 정도가 아니라 기간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주식 전략가 지나 마틴 애덤스는 “침체가 있다고 하면 길이가 중요하다. 침체의 정도, 즉 실질 GDP 감소 정도는 역사적으로 증시 하락폭과 상관관계가 없다”며 “하지만 침체가 짧을수록 증시는 더 빠른 회복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이 부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고 이는 금융시장을 신중하게 긴축하려는 노력을 약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꾸릴 때는 이런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는 식으로 조언했는데요.

AI를 더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새로운 그래픽 카드와 신규 게임 출시가 엔비디아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고 봤는데요. 네이선 시츠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인터넷과 IT 혁명을 볼 때 기술이 처음 개발된 후 실제 성장과 생산성, 경제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일반적으로 그 확산 기간은 10년 이상”이라며 “나는 AI의 효과가 느껴지려면 5~10년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이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더 이뤄질 것인데 AI는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CNBC의 시장 담당 전문기자인 밥 피사니는 “앞으로의 주가 전망은 파월의 말을 얼마나 믿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는데요. 말 그대로입니다.

파월의 긴축 의지를 믿는다면 약세, 그렇지 않다면 보다 강세를 예상할 수 있겠죠. 이날 나온 자료는 방향성이 일부 엇갈리고 연준의 정책방향을 틀 정도가 아닙니다. 미국 시간 16일은 쿼드러플 위칭 데이(지수선물, 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개별주식 선물 동시만기일)로 변동성이 클 수 있는데요. 앞으로 연준의 긴축 의지를 눈여겨 보되, 만약 추가 긴축이 없을 경우 이는 급격한 경기둔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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