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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파고드는 마약, 1년새 81% '쑥'

마약집중단속 중간결과 발표

3670명 검거 및 909명 구속

126만 명 분 투약 분량 압수

김갑식 치안감이 16일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중간 성과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천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인 A군은 학원에서 만난 또래 친구 2명과 함께 마약을 팔아 돈을 벌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텔레그램 내 마약채널에서 마약을 도매가로 싸게 사들인 뒤 본인들의 판매채널에서 판매했다. 마약대금은 가상자산으로 이뤄졌다. A군은 범행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성인 중간판매책을 모집하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마약 유통이 늘어나면서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을 벌여 3670명을 검거하고, 909명을 구속했다. 검거인원과 구속인원은 전년대비 각각 21%, 78.6% 증가한 수치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총 37.9㎏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이는 약 126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남성신 마약범죄수사1계장이 1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항공 특송 화물 마약 밀수입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10대 피의자는 279명으로 전년 대비 81.16% 증가해 청소년 마약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6일에는 공

부방 용도로 오피스텔을 빌려놓고 2억원대 마약을 유통한 10대 3명이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은 성인 6명을 운반책으로 고용한 뒤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판매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텔레그램이나 해외직구로 쉽게 마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청소년 마약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단순 투약사범이지만 최근에는 유통 등에 가담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전체의 30.9%인 11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가 800명(21.8%)으로 뒤를 이었다. 중장년층 마약사범도 눈에 띄게 늘었다. 40대 마약사범은 지난해 같은 기간 425명에서 올해 572명으로 34.6% 증가했다. 50대는 286명에서 401명으로 40.2%, 60대 이상은 404명에서 552명으로 36.6% 늘었다.

1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항공 특송 화물 마약 밀수입 검거 브리핑에서 마약 운반에 이용된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다.연합뉴스


마약 유통은 클럽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클럽·유흥업소발 마약사범은 52명이었지만 올해는 2배 이상 많은 162명이 붙잡혔다. 검거 인원은 전체 마약사범 중 4.4%에 불과하지만 증가세가 가파르다.

동남아 등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밀반입·판매 사범은 모두 110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6명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해외에서 항공특송화물로 시가 25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자전거 안장과 주방용품에 숨겨 밀수입한 뒤 국내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4명을 구속해 송치했다.

16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열린 항공 특송 화물 마약 밀수입 검거 브리핑에서 마약 운반에 이용된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 19 완전 종식에 따라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 마약사범도 증가세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외국인은 모두 5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7명보다 25.6% 많았다. 태국인이 293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중국인(140명)과 베트남인(100명)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지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유통조직을 적발해 14명을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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