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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준 임무는 금리인상”…“파월, 긴축논란 다음 주 정리”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준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대규모 옵션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을 맞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 발언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68%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7%, 0.32% 빠졌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79%대까지 뛰었고, S&P는 6거래일 연속 상승이 중단됐습니다.

이날 증시는 주가지수와 개별 주식의 선물 및 옵션 만기가 겹치는 날이었는데요. 미시간대 인플레이션 기대가 깜짝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종목별로는 버진 갤럭틱이 첫 상업용 우주비행이 27일부터 30일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소식에 16.36% 올랐는데요. 마이크론(-1.69%)은 중국 본사 관련 매출 절반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보안 조사의 영향권에 있을 수 있다며 전 세계 매출의 낮은 두 자릿 수에 해당하는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첫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했다고 공개했는데요. 오늘은 연준 인사들 발언과 경제지표, 증시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월러, “일부 은행 문제에 통화정책 변경 지지 안 해”…바킨, “인플레 안 내려가면 더 많은 금리인상 가능”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행사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연준의 임무는 두 가지 목표(물가안정 및 최대고용)을 달성하는 것이며 지금 그것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의미한다(right now that means raising rates to fight inflation)”며 “일부 은행의 부적절한 경영에 대한 우려에 통화정책을 바꾸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연준의 긴축 정책이 은행 도산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에서 나온 건데요. 월러는 지금 연준이 해야 할 일은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를 낮춰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금리인상(raising rates)’이라는 문구를 썼죠.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고 있으며 아마도 약간의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오후2시8분 현재 CME 페드워치상 7월 0.25%포인트(p) 금리인상 확률이 74.4%로 어제보다 7.4%p 상승했는데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수요 둔화가 인플레이션을 타깃(2%)으로 상대적으로 빨리 가게 해준다고 믿지만 만약 앞으로 나올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나는 (긴축을) 더 하는 쪽에 설 것”이라며 “1970년 대의 경험은 명확한 교훈을 준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너무 빨리 물러서면 인플레이션은 더 강하게 되돌아온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인플레가 “너무 높다”, “견고하게 지속하고 있다”는 표현도 했는데요.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 뒤 7월 금리인상 확률이 상승했다. CME 페드워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어제 오후 늦게 블룸버그TV에 “6월 FOMC에서의 금리인상 중단 결정과 올해 남은 기간 두 번의 추가 인상, 경제성장률 전망 상승은 서로 맞지 않는다. (6월 금리결정은) 연준 내부의 정치 역학에 의해 이뤄진 것 같다”며 “지금 시점에서 소비는 실제로 꽤 강하며 인플레이션이 낮아진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기에 향후 두 번의 회의에서 0.5%p의 금리인상을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월러가 “은행권의 스트레스는 적절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나와 내 동료들이 주시하고 있는 요인”이라며 “은행권 문제는 대출금리 인상이나 조건 강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다면 추가적인 긴축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다. 이를 무시하면 정책을 너무 강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실제 은행권 신용긴축 정도는 미국을 침체로 빠뜨릴 수 있을 정도의 중요 사안이죠.

이날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는 추가적인 통화긴축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하면서도 “최근의 은행 부문 스트레스와 예금유출 자금조달 비용증가에 대한 우려가 신용긴축과 대출조건 강화에 기여했다는 증거가 있다. 상업용 부동산과 소기업처럼 은행 거래 의존도가 높은 부문은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대출축소는 월러도 얘기했듯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게 하는 요인이죠.

하지만,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근원 인플레의 진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봐야 하는데요. 종합하면, 연준은 △근원 인플레가 너무 높아 추가 긴축 필요 △은행권 긴축 상황에 따라 금리조절 가능 △단, 아직 신용긴축 정도가 확실하지 않아 1차로 6월 동결 △향후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면 추가 금리인상 가능 등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미시간대 1년 인플레 기대 3.3%로 급락 2년 여 만 최저”…“소매업체 69%, 연말 시즌 판매물건 전년과 비슷하거나 적게 주문”


실제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6월18일 아버지의 날(Father's)을 맞아 미국인들이 역대 최대 수준인 229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지출규모 증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소비가 어느 정도 견고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1인당 지출 규모 예측치는 196.23달러라고 합니다.

물론 금리동결파에게 긍정적인 자료도 있었습니다. 이날 나온 미시간대의 6월분 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3.3%로 나온 건데요. 블룸버그 예상치(4.1%)와 전월 수치(4.2%)를 모두 크게 하회했습니다. 1년 인플레 기대 3.3%는 2021년 3월(3.1%) 이후 2년3개월 만의 최저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시하는 장기 인플레 기대도 안정적이었는데요. 6월에 3.0%로 전망(3.0%)과 같았습니다. 5월(3.1%)보다는 0.1%p 떨어졌는데요. 최근 범위인 2.9~3.1%에서 고정돼 있습니다.



물가가 많이 안 오를 거라고 보면서 소비자 심리도 나아졌는데요. 6월 소비자신뢰가 63.9로 월가 예상(60.0)을 웃돌았습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을 보는 경기현황은 68.0으로 전달(64.9)보다 개선됐고 향후 경기전망을 보는 소비자기대는 61.3으로 1달 전(55.4)에 비해 크게 상승했죠. 미시간대는 “소비자심리는 역사적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 상승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해석했는데요.

6월 미시간대 1년 인플레 기대가 급락했다.


추가로 이날 나온 미 경제 방송 CNBC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서베이’에 따르면 소매업체들은 연말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에 팔 물건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덜 주문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43%가 ‘덜 주문할 것’이라고 답했고 ‘같은 양’은 26%였는데요. ‘더 주문’은 21%에 그쳤습니다. 10%는 아직 모르겠다거나 불확실하다는 거였는데요.

연말 쇼핑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지만 업체들 입장에서는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니 미국의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응답자의 71%도 인플레이션 탓에 소비가 줄 것이라도 답했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67%는 소비자들이 쇼핑 시즌에 할인을 찾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거꾸로 보면 큰 폭의 할인 없이는 매출을 많이 내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인데요.

시장 상황 더 보겠습니다. 매트 메일리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대규모 옵션 만기일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이나 심지어 기술적인 이유 없이도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든 크게 움직일 수 있어 (기본적으로) 오늘의 증시 움직임에서는 어떤 것도 크게 읽어낼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요.

어쨌든 증시 상승세에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14일 기준 최근 1주일 동안 머니마켓펀드(MMF)에서 47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 잔액이 5조45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스트래테가스 증권의 토드 손 매니징 디렉터는 “S&P500이 올해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이면서 MMF에서 빠져나간 돈들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나 개별 종목으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유동성 추가유입=추가 증시상승 가능’이라는 말입니다.

“S&P 콜옵션 매입 역대 최대 수준”…“파월 21일 미 하원 등판 긴축 관련 생각 밝힐 듯”


파생상품 쪽에서도 증시 상승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제인 15일 S&P500 콜옵션(Call option) 매입이 179만 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고 하는데요. 테슬라와 엔비디아 옵션 수요도 많았다고 합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월가는 AI 바람이 금세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계속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미국 주식을 계속 선호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전날 펀드스트랫의 톰 리도 “우리는 투자자들이 올해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어 한다고 본다. 우리가 투자자들에게 리스크를 지라고 하는 이유는 긴축 사이클이 최악의 상황을 대체로 지났다고 보기 때문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었죠.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은 최근의 증시 움직임에 부정적입니다. 그는 “새로운 대규모 반등의 시작이 아니”라며 “지금 상황은 대규모 붕괴 전의 큰 랠리가 있던 2000년이나 2008년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지적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의 소매업체 대항 홀리데이 시즌 전년 대비 물품 주문 의향 설문. 지난해 수준이거나 덜 하겠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CNBC 화면캡처


다만, 하트넷은 상반기 자신이 틀렸다는 점은 시인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두뇌가 작은 곰’이라고 불렀는데요. 약세론자인데 증시 흐름을 잘 못 맞췄다는 말일 겁니다. 그는 △골디락스 경제 상황이 자리잡고 있음 △은행사태 전이가 상대적으로 조용 △AI 붐을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별도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올해 거의 2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2%에 불과하다”며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월러 이사의 꽤 명확한 발언에도 연준의 의지를 바라보는 시각은 갈리는 것 같은데요. 파월이 미 동부시간 21일 오전10시(한국시간 21일 밤11시) 하원 청문회에 나섭니다. 22일 같은 시각에는 상원에 출석하는데요. 첫 날인 21일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추가 긴축에 진심인지 아니면 그냥 한 말이었는지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6월 금리인상 중단을 “다음 언덕으로 돌격하게 전에 잠시 멈추는 정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언덕으로 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즉 금리인상을 할지 말지가 정찰 작업 결과 나올텐데요. 지금까지는 인플레가 높고 추가 긴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많은 거구요. 파월의 의회 증언을 월가가 계속 반대로 해석할 수 있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연준의 방향성에 대한 그림은 좀 더 명확해지겠습니다.

※미국시간 19일(한국시간 20일)은 준 틴스 장 휴무일입니다.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방송이 쉽니다. 한국 시간 21일(수) 아침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19일(월) 오전에 나가는 ‘위클리 3분 월스트리트’는 예정대로 송고되오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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