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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의 화려한 변신…창문형 에어컨이 '냉방가전 대세'된 이유는? [노우리의 플러그인]


30년 만에 ’애물단지‘에서 ‘인기 가전’으로 변신한 제품이 있습니다. 숨 가쁘게 바뀌고 진화해가는 가전 시장에서 흔치만은 않은 일인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창문형 에어컨입니다.

최근에는 전기요금이 오른 데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까지 예상되며 안 그래도 높던 인기가 더욱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오늘 ’플러그인‘에선 허물을 벗고 화려한 변신을 감행한 창문형 에어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30년 기다림 끝 대세됐다…장점은 그대로, 단점은 보완


LG전자가 1968년 국내 가전업계에서 처음 선보인 창문형 에어컨 'GA-111'. 사진제공=LG전자




사실 국내 최초의 에어컨은 창문형 에어컨이었다는 점 아시나요? 수입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에어컨 시장에서 1968년 등장한 금성사(LG전자(066570))의 ‘창문형 룸에어컨’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당시 크기가 작아 설치나 이전, 유지에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냉방 성능이 떨어지고 소음이 크다는 단점 때문에 1990년대 들어 점차 시장의 대세는 스탠드·벽걸이형 에어컨으로 옮겨갔습니다. 저가형으로 주로 여관·모텔 등에 설치되며 가정용 수요도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급기야 삼성전자(005930)는 2006년, LG전자는 2012년에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그로부터 15년 후, 반전이 일어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로 방마다 냉방가전을 들이는 ‘방방냉방’ 트렌드가 널리 퍼졌고, 온난화로 인한 폭염이 맞물리면서 창문형 에어컨을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빠르게 증가한 것입니다. 이사가 잦은 1인 가구, 자가가 아닌 전·월세 형태 가구에선 벽을 뚫거나 구조 변경이 어려워 복잡한 설치 과정이 없는 일체형 구조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한몫을 했습니다.

다만 창문형 에어컨의 인기가 단순히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창문형 에어컨 가격은 일반 에어컨 절반 수준인 100만 원 미만이고 높은 에너지 소비효율로 전기요금 부담도 덜합니다.

소음과 열기를 잡은 제조사들의 기술 혁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과거 창문형 에어컨 단종 사태를 겪으며 배운 바가 있었던 가전 제조사들이 자체 제작 컴프레서와 체계적으로 설계된 바람문 등 고도의 기술로 기존 창문형 에어컨 단점 해결에 나선 것입니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창문형 에어컨 제품은 ‘도서관 수준’의 저소음을 구현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요 폭증에 ‘해외 직구’까지…대기업 뛰어들며 시장 규모 3년만 ‘10배’




LG전자의 창호형 에어컨 제품 사진. 사진제공=LG전자


냉방가전 시장에선 예상 밖의 뜨거운 인기에 놀랄 정도였습니다. 기존 파세코나 위니아 등 중견업체들의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했고 해외에서 파는 대기업의 창문형 에어컨을 ‘직구’하려는 수요도 줄을 이었으니까요. 가전 업계에선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 규모가 지난 2019년 4만여 대에서 지난해 50만 대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품 인기가 뜨거워지자 중견업체의 텃밭이었던 시장에 대기업도 잇따라 뛰어들었습니다. LG전자는 작년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며 10년 만에 시장 재진출을 선언했고 삼성전자도 2021년 15년 만에 창문형 에어컨 제품을 내놓고 매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창문형 에어컨 시장 ‘후끈’…전년比 35% 판매 증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 사진제공=삼성전자


올해에도 창문형 에어컨 인기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른 시기부터 폭염이 예상되는 데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고금리 기조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창문형 에어컨을 찾는 발길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판매채널에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전자랜드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인 소형 냉방 가전인 창문형 에어컨과 이동식 에어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0%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 멀티형 에어컨과 비교해 훨씬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셈입니다.

대형 가전업체들도 창문형 에어컨 제품에 가지각색 기능을 추가하며 치열한 전쟁 준비에 나섰는데요. 삼성전자는 지난달 창문형 에어컨에 처음으로 무풍 기능을 더한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을 출시했습니다. 무풍 모드를 사용할 경우 최대 냉방 모드 대비 소비 전력을 최대 74% 절감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도 창호형 에어컨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내놨습니다. 기존 제품은 105∼150㎝ 높이 창호에 설치 가능했으나 설치 키트를 확대해 240㎝ 대형 창까지 설치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입니다.


◇‘플러그인’은 어렵거나 따분하게 느껴지는 전자업계 소식을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접근해보자는 목적의 연재물입니다. 사소하지만 지나치기엔 아까운 호기심 해결부터 흥미로운 제품 체험, 산업 전반 흐름까지 알기 쉽게 녹여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플러그인’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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