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0억 원을 들였지만 부실 제작 논란을 겪다 헐값에 팔렸던 경남 거제의 거북선이 철거될 처지에 놓였다. 낙찰자가 아직 배를 인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 거제시 관계자는 “거북선 1호(이하 거북선)의 입찰자가 아직 인도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에 따라 6월 26일까지 이전하지 않으며 철거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해당 입찰자는 지난 5월 16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해당 거북선을 154만 원에 낙찰받았다.
계약에 따라 입찰자는 6월 26일까지 거북선을 인도해야 하지만 입찰자는 “인도 시기를 연장해달라”고 시에 통보한 상태다. 낙찰 대금은 모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입찰자가 자신의 사유지에 해당 거북선을 이전하려고 하는데 그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거북선을 설치하려면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거해달라는 민원이 많고 계약에 따라 이달 26일 이후 철거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거북선은 지난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국비와 도비 총 20억 원이 투입돼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 크기의 3층 구조로 제작됐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의 거북선을 재현해 ‘1592 거북선’으로 불렸다.
제작 당시 금강송을 사용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소나무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나 ‘짝퉁’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도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꼬리 부분이 파손돼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면서 폐기 처분 의견이 나왔다.
시는 유지 보수를 해도 내구연한이 7~8년에 불과해 거북선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거북선 매각을 위한 공유재산 일반입찰 공고를 냈다.
최초 매각 예정 가격은 1억 1750만 원이었지만 7번이나 낙찰자를 찾지 못하고 유찰돼 8수 끝에 거북선은 투입된 비용의 0.1%도 안 되는 금액인 154만 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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