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가 중대형 가스터빈에서 세계 최초로 50% 이상 수소혼소발전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액화천연가스(LNG)터빈을 모두 이와 같은 수소터빈으로 개조하면 16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와 한국서부발전은 21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화임팩트 대산 사업장에서 ‘대산 수소터빈발전 실증 기념식’을 열고 중대형 터빈 기준 세계 최고 수소혼소율인 5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소혼소터빈은 가스터빈에 LNG와 수소를 혼합·연소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다. 미국·유럽 등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상업운전이 가능한 중대형 가스터빈에서 60%에 육박하는 수소혼소발전에 성공한 것은 한화가 최초다.
수소혼소발전은 기존 LNG 발전 대비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한화 측은 59.5%의 혼소율로 발전하는 동안 LNG 발전 대비 이산화탄소 저감률을 최고 22% 감축하고 대기오염물질(NOx)은 배출 허용 기준 대비 약 30% 줄였다고 전했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발전 부문의 온실가스 대폭 감축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수소혼소발전이 무탄소 발전에 이르기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특히 한화의 수소터빈을 활용하면 기존 가스발전소의 좌초 자산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화임팩트가 이번에 실증에 성공한 수소가스터빈은 서부발전이 2017년 폐기하려던 LNG 가스터빈을 개조한 것이다. 송용선 한화파워시스템 수소사업부 상무는 “국내 발전용 가스터빈 163기 중 거의 수명이 다한 81기를 수소발전으로 전환하면 20년 이상 더 쓸 수 있다”며 “기존 발전소 부지에 이미 깔려 있는 송전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주민 수용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가동 중인 LNG 가스터빈을 모두 수소혼소터빈으로 개조할 경우 LNG 발전 부문에서만 연 16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한화 측 추산이다. 이는 상향된 NDC 중 전환(발전) 부문에서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3%에 해당한다. 한화는 수소 100%를 연료로 사용하는 무탄소 발전 기술 또한 개발하고 있다.
이는 해외 기업이 장악한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옥헌 산업통상자원부 수소경제정책관은 “글로벌 수소발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수소터빈 시장을 선점하기를 기대한다”며 “청정수소인증제와 입찰 시장 등 제도적 기반도 차질 없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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