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경력직 수시채용 방식을 혁신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HR(인적자원 관리)테크 스타트업들은 경력직 지원자의 평판 조회,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원자 분석 등 기업들이 맞춤형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채용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HR테크 기업들의 방식을 적용해 인력을 채용한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아 협업하는 대기업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평판 조회 서비스인 ‘스펙터’를 직원 채용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이 후보자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과거에 함께 재직했던 회사의 인사권자는 물론 동료들이 작성한 평판을 열람할 수 있다. 평판이 등록되어있지 않을 경우 신규 등록 요청을 하면 평균 이틀 이내에 평판이 등록된다. 스펙터에 따르면 상위 30개 대기업 중 현재 LG(003550). 롯데, 현대차(005380) 등 9개 기업이 스펙터 서비스를 채용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스펙터 관계자는 “채용 성수기인 3~5월 동안 전년 대비 평판조회 열람권 사용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현재 20만 개가 넘는 평판 데이터를 확보했고, 3300여 개의 기업에서 스펙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펙터를 인재 채용에 활용하는 기업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가 이력서와 면접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원자의 실제 업무 역량과 인성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최종 면접에서 선발된 후보자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와 면접 과정에서 확인된 프로젝트 경험과 능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조기 퇴사나 회사 부적응 등 채용 실패율을 낮추는데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반적으로 채용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제네시스랩이 개발한 비대면 채용 면접 솔루션 '뷰인터HR'은 AI를 활용한다. 뷰인터HR은 온라인으로 지원한 서류 검토, 영상 면접 후 면접관과 지원자를 AI로 분석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면접관이 최적의 상태에서 직접 평가했을 때와 AI가 개입했을 때 평가 점수를 비교하고, 전문가들이 봤을 때 평가 과정이 타당한지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현대차 등이 수시·상시 공개채용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육·해·공군, 해병대 등 군 장교·부사관 임용 면접에서도 뷰인터HR을 도입했다.
HR테크 코멘토는 한솔그룹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형 인턴십 ‘한솔 드림버스 컴퍼니’를 개발했다. 한솔그룹은 올해부터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 가상의 회사인 한솔 드림버스 컴퍼니가 청년들을 채용하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가상형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각 계열사가 모집하는 직무의 현직자와 함께 실제 현업에서 수행하는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 소정의 참여 수당도 지급한다.
한 대기업 HR담당자는 “업무에 적합한 인력을 적기에 채용하는 것이 인사의 최고 경쟁력”이라며 “스타트업들의 채용 관련 서비스를 통해 꼭 필요한 인재를 신속하게 뽑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