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2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주최한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 참석해 각국을 상대로 홍보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시 스포츠센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와 민간유치위원회, 부산시가 공동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했다. 리셉션은 오는 11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투표 전까지 후보국별로 한 차례씩 국제박람회기구(BIE) 전체 회원국 대표단과 박람회 관련 인사들을 불러 모으는 행사다.
윤 대통령은 "2012년 여수박람회는 등록박람회를 방불케 하는 성공적인 엑스포였다"며 "한국은 엑스포 여정에 동참하면서 과학기술과 첨단산업 발전을 선도한 혁신,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자리에는 배터리와 반도체를 비롯해 대한민국 첨단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며 "부산엑스포를 디지털 첨단 엑스포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셉션에 함께한 재계도 힘을 보탰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부산 엑스포 공식 리셉션'이 열린 파리 외곽 이시레물리노 스포츠 센터에서 "(엑스포 유치경쟁에서)한국이 내용과 형식에서 압도했다"고 말했다. 다리를 다쳐 목발에 의지한 채 행사장에 도착한 최 회장은 "PT와 투표 결과가 관계는 있겠지만 PT에서 이겼다고 투표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목발에는 부산엑스포 로고가 붙어 있었다.
이 회장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에서 한국 등의 PT와 이날 리셉션을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만 답했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우리가 (사우디 리야드보다) 6개월 늦게 시작했지만 PT도 잘 됐고 사람들이 다른 어디보다 부산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정 회장은 전날 PT를 보고 나서 "정말 희망이 많이 생겼다"며 "우리나라가 (다른 후보들보다) 색다르고, 개성 있고, 준비도 잘했기 때문에 조금 노력하면 (부산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래도 끝까지 해봐야 알겠죠"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윤 대통령과 함께 경쟁 PT 연사로 나선 가수 싸이도 리셉션장에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싸이에게 "어제 PT에서 아주 좋았다"고 하자, 싸이는 "대통령님이 더 잘하셨습니다"라고 화답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싸이와 이 회장이 서로 포옹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재계 총수들이 주요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그룹 차원의 현지 홍보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리 중심부에 있는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부산엑스포 로고를 선보였다. 또 파리 도심은 물론, 삼성전자 프랑스법인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염원을 담은 '2030부산엑스포, 삼성이 응원합니다' 영상을 상영하며 유치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로고를 랩핑한 전용전기차 10대를 한국 대표단 이동 차량으로 제공했다. 로고 랩핑 전기차들은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 주요 관광 명소 주변에서 운행되고 있다. LG그룹은 월평균 이용객 480만 명에 달하는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 인근의 대형 광고판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 이시레몰리노 지역의 총회장 인근에 110개의 광고판을 집중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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