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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해 침체 피할 수 있지만 근원물가↑”…“비둘기도 금리의견 갈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워싱턴D.C.의 연준. 비둘기 쪽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금리인상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위키피디아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비둘기 쪽으로 분류되는 인사의 2번 기준금리 인상 발언과 추가 긴축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일부 투자자들의 기술주 수익 실현 움직임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1.01%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가지수가 각각 0.77%, 0.65% 떨어졌는데요.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유럽발 침체 우려에 오전 일찍 연 3.69%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한때 3.75%선까지 올랐습니다.

독일과 프랑스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좋지 않았는데요. 미국은 제조업은 예상보다 더 나빴지만 서비스업이 견고했습니다.

종목별로는 스타벅스 노동조합이 매장에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장식을 허용하지 않는데 대한 항의로 파업을 하면서 2.49% 빠졌습니다. 오늘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경기침체 관련 얘기, 증시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데일리, 올해 2번 인상 매우 합리적 vs 보스틱, 지금 금리수준 충분”…“美 6월 서비스업 PMI 54.1 예상 소폭 상회”


우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로이터통신 인터뷰부터 보죠. 데일리 총재는 이날 “올해 두 번의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건 지금 시점에서 매우 합리적인 전망(very reasonable projection)”이라며 “경제가 지속 가능한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는데요. 그는 “우리는 현재 물가 안정 목표를 정말로 놓치고 있으며 이는 사소한 게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 위원 성향을 -2~+2로 구분합니다. -2는 비둘기파고 0은 중립, +2는 매파죠. 데일리는 ‘-1’입니다. 완전한 비둘기는 아니어도 완화론자로 분류할 수 있지요. 그런 데일리마저 파월에 이어 2번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했으니 시장에 영향을 준 겁니다.

이날 다시 한번 추가 금리인상에 태클을 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데일리와 같은 ‘-1’인데요. 그는 “우리의 정책금리는 5.00~5.25%인데 나는 그것이 적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이 정도면 2%의 인플레이션 타깃으로 되돌아가는 데 충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금리를 쭉 동결하자는 얘기인데, 비둘기 내에서도 의견이 서로 갈리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만큼 인상론이 광범위하다는 추정이 가능하죠.

다만, 데일리도 여지를 뒀습니다. 그는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에 대한 보완 설명을 하면서 “내가 그것(최종금리)을 알고 있느냐고요? 아니오, 모릅니다. 우리는 그것을 데이터를 보고 찾아야만 할 것”이라며 “(6월 금리동결은) 속도를 늦추는 것이고 나는 이를 강력히 지지했는데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없으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데일리는 7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은 열어두고 싶다고 했죠.

S&P글로벌의 미국 6월 PMI 현황


결국 데일리는 △추가 긴축이 필요하며 △지금 현시점(at this point)에서는 두 번 금리인상이 맞을 듯한데 △최종금리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 즉 변할 수 있는 걸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현시점이라는 문구와 최종금리에 대한 생각을 잘 봐야 하는데요. 비둘기 데일리가 앞으로는 2번 인상을 얘기하면서 뒤로 발 하나를 걸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전해드렸던 1회 또는 2회, 즉 최소 1회 이상의 금리인상 전망이 계속 적절하다고 보입니다.

블룸버그 단말기를 보면 현재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웰스파고, 노무라, DB 등이 올해 0.25%포인트(p) 추가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고,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바클레이스가 0.5%p를 예상하고 있는데요. 모건스탠리와 TD 정도만이 금리동결을 예상합니다.

실제 이날 발표된 S&P 글로벌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3으로 예상(48.5)을 밑돌았지만 서비스업은 전망치를 상회했는데요. 6월 서비스업 PMI가 54.1로 블룸버그 집계치 중앙값 54.0을 웃돌았습니다. 서비스는 인플레이션과 견고한 노동시장,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데요. 연준 입장에서 좋은 소식이 아니죠.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둔화와 금리인상 누적효과에 서비스 부문의 성장이 얼마나 탄력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도 “현재 성장은 서비스 부문 지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임금상승 압력도 서비스 부문에서의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럽 경기둔화 속 월가, 美 올해 침체 없다 내년은 가능성”…“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연준 추가긴축이 변수”


이 같은 서비스 강세는 경기 전망으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경기침체 진입 시점이 계속 뒤로 밀리고 있으며 오지 않을 확률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이제 시장에서는 올해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71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4분기에만 마이너스(-0.4%)를 기록하고 3분기에는 마이너스가 아닌 정체 수준(0%)을 보일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견고한 소비 덕인데요. 아슬아슬하게 기술적 침체를 피해간다는 뜻입니다.

바클레이스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로 △팬데믹 기간 동안 축적된 초과현금 △소득 및 지출증가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노동시장 △연준 기준금리만큼 오르지 않은 장기금리 △2016년 이후 가장 많이 늘고 있는 이민 등을 꼽았습니다.

이민의 경우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타이트하지만 이민 증가가 그나마 공급을 늘려 임금이 더 많이 오르는 것을 막고, 실업률의 추가 상승 필요성을 덜어준다는 건데요. J.D. 파워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신차 판매가 138만1200대로 전년 대비 무려 22.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어제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연준의 긴축에 따른 위험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소비가 더 둔화해야 한다”면서도 “미국의 침체 가능성은 낮아졌다. 오피스 빌딩 대출 문제가 은행의 추가 파산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소규모 은행들이 일반적으로 보수적으로 대출을 해와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죠.

블룸버그통신 이코노미스트 대상 6월 서베이 결과. 블룸버그 화면캡처


하지만 옐런의 말처럼 침체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말만 해도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가 오고 있다는 데 더 확신을 갖고 있었지만 침체는 오지 않았다. 첫째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 원인이며 둘째는 경제와 고용시장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문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금리에 훨씬 덜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상황은 역전될 수 있으며 경기침체 주장이 패배한 게 아니라 지연됐을 수 있고 가장 큰 경고신호는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우리는 경기침체가 하반기 초보다 끝 부분에서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바꾼 뒤, 3분기 GDP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기준 -1.3%에서 0.5%로, 4분기는 -0.9%에서 -1.2%로 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원래대로라면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하반기에 기술적 침체에 들어가는데 마이너스 시작 시점이 4분기로 늦춰진 거죠. 그는 “가장 중요한 역풍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연준이 5%p나 금리를 올린 데 따른 효과와 추가 인상 가능성이 그것이며 올해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주택부문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는데요. 애나 웡은 비농업 일자리는 계속 증가할 수 있지만 가계조사상 실업률은 상승할 것이며 많은 가구에서 초과저축이 바닥났다고 보고 있죠.

은행발 신용긴축 문제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은행의 실적 부진이 더 많은 합병을 불러올 수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했는데요. 이 과정이 순탄하게 딱딱 이뤄지면 좋겠지만 전후로 은행권의 대출감소와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추가 긴축에 따른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AXS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바숙은 “투자자들은 글로벌 침체뿐만 아니라 확실히 미국의 침체에 대한 새로운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계속 높은 수준이고 연준이 아직 변수”라고 했습니다.

“기술주서 도망 초기 신호? 투자자 연착륙 너무 확신” vs “침체 없고 물가 떨어져 골디락스 주식 괜찮을 수 있어”


사실 이날 유럽 주요국에서도 침체 우려가 나왔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의 PMI가 전달보다 나빠졌습니다. S&P 글로벌이 이날 같이 내놓은 독일의 6월 제조업 PMI가 41.0으로 전월(43.2)보다 더 떨어졌죠. 37개월래 최저치인데요. 서비스업 PMI도 57.2에서 54.1로 내려왔습니다. 이날 오전 2.47% 수준이었던 10년 물 독일 국채금리도 2.31%선까지 하락했는데요.

프랑스는 6월 제조업 PMI가 45.5, 서비스업은 48.0으로 집계됐습니다. 5월에는 각각 45.7, 52.5였는데요. 6월에 모두 50을 하회한 거죠.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의 경기침체 유령이 미국 주식 하락에 기여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상황 더 보죠. 린다 듀에셀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선임 주식 전략가는 블룸버그TV에 “인공지능(AI)이 없었더라면 증시는 더 흔들렸을 것”이라며 “겉표면 아래를 보면 평균적인 주식은 경우 올 들어 몇 퍼센트 올랐을 뿐”이라고 걱정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상반기의 괴물 같은 랠리 이후 6월 마지막 주로 가면서 시장의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라이언 벨란저 클라로 어드바이저의 설립자는 “시장은 연준이 소프트랜딩을 할 수 있다고 너무 확신하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이 올해 주식시장에서 랠리가 있었던 만큼 수익을 실현에 고품질의 채권투자 고려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고 했는데요.

BofA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은 21일 기준 최근 5거래일 동안 기술주 부문에서 약 20억 달러의 자금 유출이 있었다는데요. 이는 10주 만의 최대라고 합니다.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나가려고 하는 초기 징후가 있다는 주장인데요.

미국 증시의 방향성을 놓고 월가도 긴가민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시장이 나쁘지 않다는 이들도 있죠. 월가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 같지는 않지만 극심한 침체가 없을 것이고 물가는 절대적인 수준을 보는 게 아니라 증가율을 보기 때문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주식이 괜찮을 수 있다. 골디락스 시나리오”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수십 퍼센트의 수익률을 외면하라고 고객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오는데요. 파하드 카말 SG 클레인워트 함브로스 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증시가 오르면서 해고될 것을 두려워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점점 더 증시에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랠리가 진짜라고 보는 확률이 높아졌다” 전했습니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이면서 월가의 이름난 투자자 론 바론은 이날 테슬라를 두고 “성장을 위한 정말 큰 기회가 왔다. 전체 자동차 가운데 오직 6%만이 전기자동차”라며 테슬라의 충전소 개방을 호재로 봤는데요. 그는 2025년까지 테슬라 주가가 50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그의 말이 무색하게 이날 테슬라는 3.03% 내렸죠.

론 바론은 “지난 50년보다 앞으로의 50년의 성장속도가 7% 이상 빨라질 것”이라며 “이는 당신이 다음 50년 동안 지금 갖고 있는 돈보다 35배 많은 양을 소유하게 된다는 뜻이며 다우지수로 치면 지금 3만4000인 다우지수가 50년 뒤 90만까지 오른다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별도로 골드만삭스는 신흥시장의 글로벌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해 약 27%에서 2030년에는 35%로 올라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42%에서 35%로 낮아진다는데요.

다음 주인 30일에는 미국의 물가와 소비 상황을 알 수 있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자료가 나옵니다. 29일에는 1분기 GDP 최종치가 업데이트되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재등판합니다. 28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패널 토론에 나서는데, 어떤 말을 할지 봐야 하지요.

월가도 아직은 긴가민가한 것 같습니다. 어제는 파월의 2회 인상 얘기에도 나스닥이 올랐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죠. 뭐가 됐든 미국의 침체 시점이 뒤로 밀렸다는 건 기본적으로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것과 같은 말임을 유념해야겠습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월가와 미국 경제, 연준에 관한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는 매주 화~토 오전 오전7시25분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방송됩니다. 깊이 있는 분석과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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