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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취임 후 확 바뀐 LG…시총 300조원 향해 달린다 [biz-플러스]

29일 구광모 회장 취임 5주년

시총 88조→242조로 세 배 성장

견조한 주력사업·과감한 미래 투자

'고객 가치' 앞세워 성공적 사업 재편

불확실성 속 '구광모 색깔 내기' 과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미래 준비는 첫째도, 둘째도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 ‘고객 가치’를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구광모호(號)가 29일 취임 5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그간 그가 이뤄낸 각종 경영 성적은 ‘합격점’이라는 게 재계의 평가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당시 40세 젊은 나이였던 구 회장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그룹을 책임지게 되면서 그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LG는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부터 기업가치 평가까지 한 단계 이상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광모호’의 LG그룹은 시가총액이 약 3배, 매출액이 약 1.4배 증가하면서 성공적인 5년을 이뤄냈다.

5년새 시총 3배로…현재·미래 사업 선순환 구조 이뤄


구 회장이 경영을 책임진 5년 동안 LG그룹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갑작스러운 회장 취임에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이면서 대외적 위기 상황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LG그룹 7개 상장사의 매출은 2019년 138조 원에서 지난해 190조 원으로 37.7% 늘었고 영업이익은 4조 6000억 원에서 8조 2200억 원으로 77.4%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6월 29일 88조 1000억 원에서 올해 6월 23일 기준 242조 1021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커졌다. LG그룹 상장사 11곳의 직원 수는 2018년 11만 2395명에서 지난해 12만 953명으로 8558명(7.6%) 증가했다. 2018년 29명이었던 여성 임원도 올해 61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전경.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주력 사업인 전자·통신·화학 등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가운데 집중 육성해 온 배터리·전장은 ‘글로벌 1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매출 25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의 올해 전장 분야 수주 잔액은 12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주력사업이 견조한 가운데 배터리, 전장, OLED 등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며 성장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가치’ 앞세워 과감한 사업 개편


이 같은 성과는 구 회장의 실용적인 경영 철학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2018년 6월 그룹 전면에 나선 구 회장은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라는 큰 틀의 키워드를 앞세우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고객 중심’이라는 명확한 경영 철학을 제시하면서 각 계열사는 고객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 초세분화 등 세부적인 전략 수립에 나섰다.



미래 준비에서는 신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낙점한 배터리·전장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LG는 향후 5년 간 ABC를 중심으로 한 미래성장 분야에 약 54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광모(왼쪽 네 번째) LG그룹 회장이 4월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LG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AI) 연구 허브인 LG AI연구원과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중추인 충북 오송 LG화학(051910) 생명과학본부, 클린테크 관련 기술 연구 거점인 서울 마곡 LG화학 R&D연구소 등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미래 사업을 직접 챙겼다.

구 회장은 미래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특히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개편했다. 2021년 LG전자의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 철수가 대표적이다. 2019년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과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했고, 2020년에는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에 매각했다.

이처럼 과감한 사업 정리로 얻은 여력을 OLED, 배터리, 전장 등 성장 사업으로 돌렸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새로운 LG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는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전장 사업에서는 글로벌 1위를 노릴 정도로 핵심 주자로 발돋움했다.

불확실성 여전…구광모호 남은 과제도


지난 5년 간 우수한 성과를 냈지만 불확실한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여전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경제 위기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와 전장 등 사업의 경우 대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데다 아직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기 까지 수익성 개선 등 남은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구 회장이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은 AI, 바이오 등은 경쟁 기업들 또한 미래 사업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어 시장 선두에 설 경쟁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전자, 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의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도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 회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는 대외적 불확실성 등 위기 극복과 함께 자신만의 ‘색’을 내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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