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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시간 온다…그룹주 펀드 최근 한달 1800억 '밀물'

메모리 반도체 등 업황개선 호재

전자·SDI 영업익 대폭 증가 전망

그룹펀드 지난달 초 순유입 전환

총 설정액 1조 5168억으로 늘어

증권가선 주가 눈높이 잇단 상향

윤석열 대통령이 4월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을 마친 뒤 OLED 모듈 라인을 시찰하며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아산=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자 삼성그룹주 펀드로 한 달 새 1800억 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 침체로 고전했던 삼성그룹이 하반기 들어 분위기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비중 확대를 권했다.

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삼성그룹주 펀드 26개에 최근 한 달(5월 30일~6월 30일) 동안 1825억 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지난달 8일까지만 하더라도 삼성그룹주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1086억 원이 유출됐으나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하면서 연초 1조 3005억 원이었던 총설정액도 1조 5168억 원으로 늘었다. 삼성을 제외한 롯데와 현대 등 다른 그룹 계열사들을 담은 19개 펀드는 같은 기간 설정액이 459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삼성그룹주 펀드로 매수 자금이 몰리는 것은 이들 펀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와 삼성SDI(006400)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다. 삼성전자는 이날 0.83% 오른 7만 28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삼성SDI는 하루 만에 7.17% 급등하며 71만 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가 업황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서서히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제품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4월 시작된 감산 효과가 8월부터 본격화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점쳤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메모리반도체 기업 실적의 ‘바로미터’ 격인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당장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할 2분기 실적도 시장이 우려했던 수준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9% 감소한 5000억 원으로 시장 추정치인 2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봤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인 점도 삼성전자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부터 엔비디아 등 북미 그래픽카드 업체에 HBM3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HBM3의 가격은 기존 메모리반도체 대비 5배에 달한다.

삼성그룹주 펀드 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삼성SDI도 북미 시장 진출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실적 전망이 밝다. 에프앤가이드의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2분기 매출 5조 7763억 원, 영업이익 467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1.8%,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는 상반기 삼성그룹이 현대차그룹의 실적에 밀려 주가 역시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그만큼 크다고 예상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 원으로 제시했으며 DB금융투자와 KB증권도 목표가로 각각 9만 4000원, 9만 5000원을 언급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100만 원으로 예상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감소가 본격화해 가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넘고 하반기 메모리 현물가와 고정가 반등이 이어져 지속적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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