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8위 김효주(27)가 페블비치의 그린을 요리하며 약 9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발판을 만들었다.
김효주는 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제78회 US 여자오픈(총상금 11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2주 전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 끝에 공동 3위에 올랐던 린시위(중국)와 함께 1타 차 공동 선두다.
지난달 LPGA 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과 5위를 한 번씩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탄 김효주는 지난해 4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3개월 만에 투어 통산 6승째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메이저 대회만 따지면 8년 10개월 만이다. 김효주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개인 통산 유일한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LPGA 투어 평균 타수(69.4타)와 그린 적중률(75.6%)에서 1위에 올라 있는 김효주는 이날도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 샷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11/14)에 달했고 작고 까다로운 그린에도 볼을 11번(61.11%) 올리며 날카로운 샷감을 뽐냈다.
무엇보다 퍼트가 빛났다. 김효주는 이날 ‘퍼트로 얻은 타수 이득’ 부문에서 4.44타로 출전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2번(파5)과 4번 홀(파4)에서 약 3m 버디 퍼트를 넣은 그는 5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핀 1m 안쪽에 붙여 또 한 타를 줄였다. 8번 홀(파4)에서 약 8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린 뒤 단독 선두를 달리던 린시위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9번 홀(파4) 세컨드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타수를 잃고 공동 선두에서 내려왔다.
후반 16번 홀까지 몇 차례 기회와 위기를 만나며 파 행진을 이어간 김효주는 17번 홀(파3)에서 6m 거리의 버디를 잡고 다시 한번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이후 김효주는 “후반 몇 차례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파로 막을 수 있었다”며 “첫날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자신감이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유해란(22)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쳐 하타오카 나사(일본), 아마추어 에인 도네건(아일랜드)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유해란은 올 4월 셰브런 챔피언십 공동 56위,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컷 탈락 등 메이저에서 부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순항을 시작해 개인 메이저 최고 성적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양희영(34)과 이정은(27)이 공동 9위(2언더파)에 올랐고, 모처럼 US 여자오픈을 찾은 신지애(35)가 공동 13위(1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과거 세계 1위에 올랐던 신지애는 이날 후반 7번 홀까지 3언더파로 선두 경쟁을 펼쳤으나 8번 홀(파4)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전인지(29)는 디펜딩 챔피언 이민지(호주) 등과 공동 21위(이븐파)다.
세계 1위 고진영은 공동 124위(7오버파)로 발걸음이 무거웠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8승을 자랑하는 박민지는 이소미와 나란히 공동 101위(5오버파)에 자리했고, 이다연은 공동 29위(1오버파)로 KLPGA 투어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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